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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도현<화가> |
1973년 4월, 미국 시카고의 한 빈민 요양소에서 독신 노인이 죽었다. 그런데 그 노인의 유품에서 발견된 엄청난 양의 진귀한 그림과 글은 보는 이들을 전율시키기에 충분했다. 그것은 총 1만5천145쪽으로 구성된 15권 분량의 판타지 소설과 수백장의 그림들이었다. 그 가운데는 길이가 3m 넘는 그림도 있었다. 그의 이름은 헨리 다거로 성 요셉병원의 청소부였다. 그는 정규미술교육을 받지 않았으며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그림을 그리는 일종의 ‘아웃사이드 아트’ 작가로 분류된다.
‘아웃사이드 아트’로 지칭되는 이 미술 용어는 원래 ‘아르 브뤼(Art Brut)’란 프랑스어로,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형태를 지닌 미술이라는 뜻이다. 1945년 정신 질환을 앓는 환자들의 창작 작품을 조사하던 프랑스 화가 장 뒤뷔페가 만들어 낸 용어이다.
내가 머물고 있는 뮌스터에도 독일에서 꽤 유명한 아웃사이드 아트 미술시설이 있다. ‘쿤스트 하우스 캔’이다. 이곳은 정신 질병과 심리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클리닉 복합시설의 일부분이다. 환자들을 위한 치유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미술심리치료사 감독하에 정신질환자 및 정신 장애인들의 예술적 재능을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역할을 해 오고 있다.
이곳에는 이들을 위한 스튜디오와 전시장뿐 아니라 강연을 할 수 있는 공간도 갖추어져 있어 전문 예술가와 지역 대학들이 이들과 지속적인 연계프로젝트를 만들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지난 30년 동안 수많은 전시회와 프로젝트가 열렸으며, 5천여점의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또한 이들의 작품은 엽서나 전시 카탈로그 형태로 제작되어 판매되고 있다.
이곳을 처음 방문했을 때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이곳 환자들의 작품은 원시성과 날것 그대로가 살아있는 매혹적인 작품으로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의 선입견과 편견은 완전히 무장해제 되었다. 그들은 또 이미 작가로서 인정받고 있었다. 많은 대중이 전시장을 방문하고 작품을 구매했다. 인구 30만명의 소도시인 뮌스터의 한적한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라니 놀랍지 않은가!
우리나라는 한국 아르브뤼·아웃사이드 아트 협회가 2013년에 사단법인 설립허가를 받아 활동 중이다.
‘아웃사이드 아트’는 모든 사람이 예술가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예술이 우리 삶과 내면을 회복할 수 있는 도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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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아웃사이드 아트](https://www.yeongnam.com/mnt/file/201709/20170925.01022073541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