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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16일 8년 동안 방송을 한 성서공동체FM의 간판 프로그램 ‘실버스튜디오’가 마지막 방송을 했습니다. 프로그램 제목에서 눈치를 채셨겠지만 노인분들이 제작하는 방송입니다. ‘실버스튜디오’는 2010년 5월28일 첫 방송을 시작해 2017년 10월16일을 마지막으로 7년 동안 방송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총 89회 방송을 했습니다. 7년 동안 방송을 했으니 에피소드도 많았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단일 프로그램으로 첫 방송에 앞서 가족들을 모시고 잔치도 하고, 2015년 방송통신위원장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어록을 양산하기도 했습니다. ‘내 인생 최고의 사진은 영정사진’ ‘지금 이 순간이 내 인생 최고의 꽃바람’ 등 방송을 통해서, 칠순 어르신들 입을 통해서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툭 던지는 한마디에 경륜과 지혜가 묻어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하면 19금 이야기라 ‘삐’ 처리를 해야 하지만 할머니들의 걸쭉한 입담으로 들으면 구수한 옛이야기 같은 마술이 부려집니다. 인생의 경륜에서 오는 자연스러운 목소리의 색깔 때문이지 않을까 합니다.
자식이야기를 하면 어김없이 스튜디오는 눈물로 젖습니다. 마지막 방송에서 ‘선생님들 인생에서 성서공동체FM은 어떤 곳이었나?’라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옛날에 잊어버리고 있었던 사소한 기억까지 들추어내고 되돌아보게 하는 아름다운 마음의 고향”이라고, 그리고 인생에서 최고의 추억을 선물 받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할머니들의 사적인 이야기가 방송이 되는 순간 누군가의 기억과 맞닿아 있을 수 있고, 그래서 공감을 불러일으키면서 우리의 이야기가 됩니다. 그래서 아무리 사적인 이야기라 하더라도 그것이 방송을 통해서, 혹은 미디어를 통해서 기록되는 순간 그것은 이미 공적 산물로 규정된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8주간의 문화 산책 마지막 칼럼입니다. 방송이든 신문이든 마감이 정해져있는지라 청취자와 독자와의 약속이 우선됩니다. 8주간 주제의 일관성 없이 그 주에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은 것 같아 송구스럽습니다. 어떤 주제는 나의 사적인 이야기를 공적 신문에 기록으로 남겨놓아도 되는지 살짝 의심되었지만 한 사람의 독자라도 공감했으면 좋겠다 싶어 용감하게 원고를 넘기기도 했습니다. ‘실버스튜디오’ 선생님들도 마지막 방송에서 ‘쉬원 섭섭하다’ 하셨지만 마지막은 늘 이런 감정이 되나 봅니다. 한주 한주 좀 더 잘 쓸 걸 하는 아쉬움을 간직한 채 마무리하겠습니다. 정수경<성서공동체 FM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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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마지막이 주는 감정](https://www.yeongnam.com/mnt/file/201710/20171031.01023075438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