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연기사태 일선 학교현장 혼란
오늘은 정상 등교…“자습할듯”
기말시험 일정도 늦추기로
모의고사 준비 학원 문의 빗발
포항 강진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기사태가 발생하자 일선 학교 현장이 혼란을 겪고 있다. 남은 기간 공부할 책이 없어 우왕좌왕하는 수험생이 속출하고 있고, 교사들도 예상치 못한 일정 변경에 긴급 학사 로드맵을 짜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대구지역 대부분의 고교생들은 16일 학교에 등교하지 않았다. 이들 학교는 15일 오후 정부 수능 연기 발표 직후 곧바로 학교알리미·휴대전화 문자를 통해 수험생과 1·2학년생들이 집에서 학습을 하도록 공지했다. 학생들은 다시 시험 전으로 돌아가게 된 만큼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일부 수험생은 자습을 위해 학교 도서관과 교실을 찾았지만, 포항 지진 화제로 놀란 마음을 쉽게 추스르지 못했다. 교과서와 교재가 없어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북구 A고교 학생 상당수는 그동안 공부해 온 책을 이미 버려 찾을 수 없게 되자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 학교 진학부장은 “고3 교사들이 갖고 있던 여분의 참고서와 문제풀이 자료를 필요한 학생들에게 나눠줬다”면서 “수능 당일 공부할 요약노트 등만 남겨놓고 다 버린 학생들이 적지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는 입시학원에 문의해 단기간 공부할 문제집을 찾기도 했다. 유명 재수학원에서 남은 기간 실전 모의고사를 치른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이를 구입하려는 학부모의 문의가 잇따랐다.
교사들은 이날 오전 긴급회의를 열고 오는 22일까지의 학사 계획을 짜느라 바빴다. 고3 학생들은 수능 이후 수업을 그동안 미리 당겨서 마무리한 상황이다.
수성구 B고교 진학부장은 “17일부터 오전 8시 정상 등교해 오전엔 국영수 위주로 실전 문제풀이 수업을 하고, 오후엔 학생들에게 자습 시간을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3 기말시험이 수능 이후 예정돼 있었는데, 시험이 연기되는 바람에 11월 말로 늦추기로 잠정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수능과 함께 연기된 대입 일정에 대한 우려도 적잖다. 대학별 고사 등 모든 전형 일정이 일괄적으로 며칠씩 연기되지 않는다면 일부 수험생의 경우 전형 일정이 겹치는 대학이 생기는 바람에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성구 C고교 진학부장은 “마지막까지 스케줄대로 실천해 온 학생의 경우 정신적 허탈감이 크다”면서 “모든 수험생이 똑같은 상황이고, 남은 기간 잘 활용하면 오히려 문제 한두 개를 더 맞힐 수 있는 기회라는 점을 강조해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 수능시험 이후 주요대 논구술고사 변경 일정 △인문 | |
논술 시험일자(당초→변경) | 대 학 |
11/18(토)→11/25(토) | 경희대, 단국대, 성균관대, 세종대, 숭실대, 연세대(서울), 한국항공대 |
11/19(일)→11/26(일) | 경희대, 덕성여대, 동국대, 서강대, 숙명여대, 한양대(에리카) |
11/20(월)→11/27(월) | 서울과학기술대 |
11/24(금)→12/1(금) | 연세대(원주) |
11/25(토)→12/2(토) | 경북대, 부산대, 서울여대, 한양대(서울), 한국외대 |
11/26(일)→12/3(일) | 광운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
12/2(토)→12/9(토) | 인하대 |
12/3(일)→12/10(일) | 아주대 |
△자연 | |
논술 시험일자(당초→변경) | 대 학 |
11/18(토)→11/25(토) | 가톨릭대(의예), 경희대, 서강대, 숙명여대, 숭실대, 연세대(서울), 울산대(의예), 한국항공대, 한양대(에리카) |
11/19(일)→11/26(일) | 경희대, 단국대(죽전), 덕성여대, 동국대, 성균관대, 세종대, 한국산업기술대 |
11/20(월)→11/27(월) | 서울과학기술대 |
11/24(금)→12/1(금) | 연세대(원주) |
11/25(토)→12/2(토) | 경북대, 광운대, 부산대, 서울여대, 중앙대 |
11/26(일)→12/3(일) | 이화여대, 한양대(서울) |
12/2(토)→12/9(토) | 아주대 |
12/3(일)→12/10(일) | 인하대 |
이효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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