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들은 일주일간 무료 지도
“12년을 버틴 것에 비하면 일주일은 짧다고 느껴져요~”
16일 오전,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위치한 A입시전문학원 강의실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수강생들로 가득했다. 학생들의 표정은 긴장감이 감돌았지만 생각보다 밝은 모습으로 차분하게 문제를 풀며 오답을 확인하고 있었다. 일부 학생들은 전날 포항 지진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연기된 것과 관련해 농담을 주고받기도 했다.
걱정과 달리 학생들은 수능이 연기된 일주일을 ‘기회’라고 여겼다. 오히려 일주일간 공부를 더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는 것.
재수생 이동훈씨는 “처음엔 교육부 발표가 거짓말인 줄로 알았다. 수능 당일에 맞춰 컨디션을 관리해왔는데 황당하다”며 “일주일의 시간이 더 생긴 만큼 준비를 더욱 철저히 하고, 실전감각 유지와 컨디션 관리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예비소집이 끝난 학생들이 참고서 등을 버린 것도 큰 문제는 되지 않아 보였다. 지역 학원가는 학생들을 위해 과목별 요점 정리 등이 적힌 요약집과 모의고사 문제집 등을 제공했고, 학생들은 요약집을 보며 실전 감각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고교생 이민철군(18)은 “버린 책을 다시 사야 하는지 고민하던 중 학원에서 요약집을 나눠주고 특강을 한다는 연락을 받아 한숨 돌렸다”며 “문제집을 다시 사는 학생들도 있지만 요약된 자료로 전체를 간략하게 복습하는 게 더 효과적일 것 같다”고 했다.
시험이 연기된 일주일간 학원들이 학생들을 상대로 유료 강습을 벌일 것이란 소문은 기우였다. 지역 학원 강사들은 예정된 휴가를 전면 취소하고 대부분 학원에 복귀해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었다. 강사 A씨는 “학생들과 1년을 함께 노력했는데, 혼자만 빠질 수 없어 학원에 자진 복귀했다”며 “아이들이 흔들리지 않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지역 대형학원 관계자는 “자연재난을 이유로 돈을 벌 생각은 절대 없다”며 “교육부장관의 발표 후 긴급으로 강사들에게 연락을 했고 모두 흔쾌히 학생들을 무료로 지도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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