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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버스킹 버스킹

2017-11-23
[문화산책] 버스킹 버스킹
심은숙 (대구시립합창단 부지휘자)

누구나 한번쯤 가보고 싶은 곳이 있을 텐데 나에게는 독일의 쾰른이 그런 곳이었다. 쾰른에는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 문화유산인 ‘쾰른 대성당’이 있다. 그것만으로도 쾰른은 세계인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도시다. 종교적 성격을 배제하고서도 600여 년이라는 오랜 건축 기간의 시간 여행과 성당 내부에 설치된 파이프오르간의 놀라운 규모와 정교함, 예술성을 만나보고 싶었다.

1998년 쾰른 대성당에 처음 가본 나는 어느 것 하나라도 놓칠 새라 첨탑과 현관들, 스테인드글라스, 석상, 파이프오르간 등에 감탄을 자아내며 연신 사진을 찍어대고 있었다. 그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음악 소리. 그 소리를 따라 나오다보니 나는 성당 앞 광장의 수많은 사람 사이에서 진지하게 아코디언 연주에 열중하고 있는 한 할아버지 앞에 서 있었다. 독일로 유학을 갈 때까지 한 번도 길거리 연주를 본 적이 없고, 특히나 클래식 음악을 노상에서 연주한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던 나에게 그것은 문화적 충격이었다. 그가 연주한 ‘바흐의 d단조 토카타’는 원래 파이프오르간을 위한 곡으로, 양 손과 발 건반을 위한 아주 화려한 테크닉을 요구하는 작품이다. 거리에서 그것도 아코디언이란 악기로 파이프오르간과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운드(그때 나는 그렇게 느꼈다)를 들을 수 있었다.

더욱 나를 놀라게 한 것은 그런 수준급의 클래식 음악을 그 연주자와 함께 호흡하며 즐기고 있는 관중의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그것은 화려한 의상이나 울림이 좋은 홀도 없이 그저 음악 앞에 겸손한 클래식 연주자와 그가 전하는 음악에 잔잔한 감동을 받고 큰 박수를 보내는 대중 사이의 피드백만이 존재하는 시간 예술 그 자체였다.

광장에서 감상한 아코디언 연주는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에게 쾰른 대성당 안의 우아하고 아름다운 파이프오르간보다 어쩌면 더 솔직하고 담백하게 바흐를 만나게 해 준 귀중한 시간이 아니었을까. 그날 이후 시내를 거닐다가 바이올린·첼로·플루트 등의 독주와 독창 또는 앙상블 연주를 자주 보게 되었고 그 시간을 즐겼다.

대중과 클래식 음악세계가 더욱 가까워지면 좋겠다. 그래서 자기중심적이고 개인주의적인 현대 사회에서 자신을 성찰하며 되돌아보는 여유를 우리 모두 가져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클래식은 감동의 음악이고 인격의 음악이다’라고 하신 은사의 말씀이 더욱 가슴 깊이 와닿는 것은 그러한 음악의 품격을 우리가 더불어 나누고 싶은 간절함 때문이리라. 심은숙 (대구시립합창단 부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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