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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밴드하는 즐거움 2

2017-12-13
[문화산책] 밴드하는 즐거움 2
정연우 <밴드 레미디 리더>

드럼, 베이스, 기타, 보컬 등 다른 색깔을 가진 악기들은 하나의 밴드 사운드를 만들어 냅니다. 밴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위 ‘합’이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사운드적인 합’과 ‘리듬적인 합’ 두 가지가 있습니다.

사운드적인 합은 간단하게 말했을 때, 동시에 나는 각 악기의 소리들이 얼마나 조화를 이루고 있는가를 말합니다. 각각의 악기가 아무리 좋은 소리를 만들고 훌륭한 연주를 하고 있어도 그 소리와 연주들이 전체 속에서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청중은 그 음악을 즐길 수가 없습니다. 어느 파트 하나 소리 크기가 너무 커서도 안 되지만, 너무 작아서도 조화를 이룰 수 없습니다. 잘 만들어진 한 잔의 칵테일처럼 각각의 소리가 꼭 필요한 만큼의 크기로 전체 속에 녹아들 때, 관객들은 짜릿한 청량감을 귀로 느낄 수가 있습니다.

소리의 크기뿐만 아니라 소리의 색깔도 마찬가지입니다. 밴드를 하면서 어려움과 놀라움을 동시에 느낄 때는 따로 떨어져서 존재할 때의 악기 소리와 실제 밴드와 함께 연주되었을 때의 악기 소리가 완전히 다르게 들릴 때입니다. 특히 제가 연주하는 베이스가 그렇습니다. 음식 속에 들어갔을 때의 식재료들이 원래의 맛과 완전히 다르듯요. 아무리 혼자서의 소리가 좋다 하더라도 거기에만 머물러선 안 되고, 전체 속에서 완전히 달라질 그 소리의 질감을 미리 상상하며 소리를 만들고, 또 밴드와의 합주 속에서 확인하고 검증받아야 합니다.

‘리듬적인 합’이란 쉽게 연주 속에서 타이밍적으로 얼마나 전체가 ‘함께’ 소리를 맞춰서 내는가를 말합니다. 음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소재 중의 하나가 바로 ‘시간’일 테지요. 그 시간 속에서 각각의 소리가 ‘함께’ 등장하고 ‘함께’ 사라지는 것이 리듬적인 합입니다. 아무리 각각의 연주가 훌륭해도 연주의 타이밍이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그 연주는 소음이 됩니다. 음악에 있어 소리를 내는 것만큼 소리를 거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누구 하나 앞서 치거나 뒤늦게 치지 않고 한 사람이 연주하듯이 한꺼번에 소리를 내고 또 소리를 멈췄을 때 느껴지는 희열감은 이루 말씀드리기 힘들 만큼 큽니다.

그렇게 각각의 파트가 누구도 튀지 않고, 또한 누구도 희생되지 않고 전체 속에서 조화를 이루어 소리를 내는 것이 밴드가 만들어낼 수 있는 최고의 가치이자 아름다움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때로는 세상에 필요한 전체와 개인의 조화의 예를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 정도랍니다. 밴드 생활을 하면서 조금이나마 더 인격적으로 성숙할 수 있다는 감사한 마음이 생기는 것도 그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정연우 <밴드 레미디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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