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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종효 <청년농부> |
‘아침 식사 했어요?’ 매일 아침 출근을 하면 마을 어르신께서 하는 인사다. 먹을 때도 있고 어떤 때는 잠이 우선이라 안 먹을 때도 있다. 밥을 안 먹었다고 대답하는 날에는 항상 호통을 치신다. 젊은 사람이 아침밥을 먹어야지, 밥 먹고 힘내서 농사지어야지. 역시 어른의 말이 맞는 말이다. 아침을 먹지 않은 날에는 한두 시간 일하고 나면 힘이 빠져서 농사일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역시 한국인은 밥심이 중요하다.
한국인의 밥심의 핵심은 역시 밥, 즉 쌀이다. 요즘 식당에 가면 유독 밥맛에 집중해서 그 식당의 질을 판단한다. 쌀농사를 지어서 그런지 밥맛에 민감하다. 아무리 좋은 요리를 준다고 한들 밥맛이 떨어지면 싫다. 푸석푸석한 밥이 나오는 집, 찐득한 밥이 나오는 집 등 다양한 밥이 나온다. 과연 이 쌀은 어디서 온 것인지 궁금할 때가 있다. 하지만 원산지 표시를 보면 국내산이라고 적혀 있을 뿐 햅쌀인지 묵은쌀인지 어느 지역 쌀인지 어떤 품종인지 나와 있지 않다.
포도주를 관리하고 고객의 입맛에 맞는 와인을 추천하는 ‘와인 소믈리에’가 있다. 그런데 ‘밥 소믈리에’도 있다. 밥의 맛과 향, 외관들을 살펴보고 쌀의 품종에 따라 잘된 밥, 못된 밥을 가려낸다고 한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약간 생소한 말이다. 하지만 이웃나라 일본에는 밥 소믈리에 자격증까지 존재한다.
쌀은 주로 재배되는 품종이 신동진, 삼광, 추청, 일품, 고시히카리다. 신동진은 영남권에서 많이 재배된다. 쌀알이 커서 볶음밥에 잘 어울린다. 추청은 고슬거리고 쫀득쫀득한 식감이 강하다. 일품은 고두밥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어울린다. 삼광은 대구지역에서 많이 재배된다. 고시히카리는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품종이다. 일본에서도 대중적으로 인기있는 품종이다. 가격도 일반 쌀에 비해 조금 비싼 편이다. 주로 수도권 부근서 많이 재배되고 있다.
소비자도 알아야 한다. 이 밥이 어디 쌀인지, 어떤 품종인지, 어느 농부가 농사를 지었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먹어야 한다. 무엇인가 먹을 때는, 그것을 기른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먹어야 한다. 먹는다는 것은 단순한 섭취가 아니라 그것을 기른 사람의 땀과 노력과 기운을 먹는 것이다. 그래서 밥을 먹을 때는 그것을 기른 지역의 농부를 생각하면서 먹어야 제대로 된 밥심을 얻을 수 있다.
얼굴 있는 먹거리가 중요하다. 즉 내가 먹는 것이 누가 기른 것인가 아는 것이 핵심이다. 그래야 제대로 된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밥 한 숟가락 뜨기 전에 우리 지역 농부를 생각하는 날이 됐으면 좋겠다.
서종효 <청년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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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밥심이 중요하다](https://www.yeongnam.com/mnt/file/201801/20180131.01023080534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