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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아침 약속

2018-02-27
[문화산책] 아침 약속
김성민<동시인>

‘몇 시에 도서관에서 나올 거니?’ ‘제가 알아서 버스 타고 들어갈게요.’ ‘그러면 시간도 오래 걸릴 테니 아빠가 데리러 갈게.’ ‘그냥 제가 알아서 가면 돼요.’ ‘버스 타면 시간 더 걸리잖아, 시간 아끼려면 아빠랑 같이 들어가자.’ ‘밤에는 도로도 안 막히고, 버스 타고 가는 시간이 제게는 큰 낙이에요.’

아이는 버스를 타고 오가는 시간이 오롯이 자기만의 시간이었던가 봅니다. 제 딴에는 짧은 시간도 아껴가면서 노력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고 싶었던 건지도 모릅니다. 이게 바로 사람을 사람이 아닌 다른 무엇으로 여기게 되는 잘못된 시각의 출발점이겠지요. 째깍째깍 시계처럼 정확하게 움직이고, 성과 내기를 바라는 마음. 그게 알고 보면 순전히 제 욕심이었던 거지요. 저도 전혀 그러질 못하면서 아이에게만 그렇게 하길 바라고 있었던 거예요. 조급함, 생각의 가벼움, 배려하지 않음 등으로 아이와 크고 작은 상처를 주고받는 것 같습니다. 이는 단지 부모 자식 사이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지 싶습니다. 아전인수 식의 세상 보기를 하고 있었던 건 아닌지 자주 돌아봐야겠어요. 그러지 않으면 ‘내가 하면 괜찮지만 넌 절대 안 돼!’ 같은 미운 생각이 자꾸 생겨나기 때문이지요.

효율성만 가치로 인정받는 곳에는 사람의 정서 따윈 어디론가 휘발되어버리는 모양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쓰겠다는 사람으로서 겨우 이 정도 마음밖에 내지 못하고 있었다니 참 부끄럽네요. 물론, 거의 자주 맨날 반성해야 하는 삶을 살고 있기는 하지만요.

새 학년 새 학기, 나비가 날갯짓하고 꽃 피고 바람 따스하고 학교는 기지개를 켜고 바깥이 궁금했던 아이들은 보글보글 학교로 돌아가겠지요. 처음 학교에 가는 1학년 아이들은 생각만 해도 마음이 간질간질해지네요. 고 작은 눈망울에 비친 학교는 얼마나 클까요? 긴장되고 조금 두렵기도 할 거예요. 처음 학교 보내는 부모님의 마음은 또 어떻고요. 행복한 학교생활이 되기만을 바라는 마음이 클 거예요. 그 마음 부디 변치 않으시길 바랍니다. 아이가 태어났을 때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했던 것처럼 말이에요. 아직 그 마음도… 안 변하셨지요?

한 가지만 더 약속해요. 우리 아이들에게 동시를 읽어 주세요. 좋은 동시, 마음에 드는 동시를 만나면 같이 외워도 보고요. 반대로 아이에게 동시를 읽어달라고도 해보세요. 정말 좋을 거예요. 몸과 맘 모두에게 말이죠.

‘늦잠 자서/ 세수 대충 하고/ 아침도 못 먹고/ 허둥지둥 나오는 날은// 까먹지 말고 잠깐 뒤돌아 보아 주기// 잠 덜 깬 제정신이/ 문 앞에서 울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아침 약속’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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