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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진<성악가> |
며칠 전 음악회를 보러 갔다. 잘 차려 입은 사람들이 기대에 찬 표정으로 점잖게 자리를 채워갔고 나도 그 틈에 있었다. 곧 음악가들의 화려한 무대가 시작되었다. 감동적인 무대들이 이어진 후 많은 사람들의 박수갈채 속에 음악회가 끝났고, 그 여운은 생각보다 오래 갔다. 집에 오는 길에 생각해보았다. ‘무대에 있는 음악가들은 어떻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당당하고 자연스러울 수 있을까.’ 그리고 스스로 반문해 본다. ‘자연스러움이란 무엇인가?’
영화감독이 배우에게 자연스럽게 연기하라 한다. 음악감독이 가수에게 자연스럽게 노래하라 한다. 면접관이 자연스럽게 얘기해 보라 한다. 이처럼 요즘은 자연스러움을 요구하는 사회가 되어버렸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자연스러움이 없는지, 모두가 한목소리로 자연스러움을 외친다.
어느 영화처럼 우리 모두가 착각 속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회는 우리를 획일적 방향으로 몰아가고 있다. 각자의 개성마저도 타인의 시선에 맞추어가고, 자신의 생각보다는 대중의 생각에 한번 더 비추어 서로서로 눈치보는 사회가 되어버린 것 같아 씁쓸하다. 사회가 요구하는 어색함이 곧 자연스러움이란 착각 속에 삶을 살아가는 것이 익숙해져 버렸다.
이제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 좋겠다. 틀림이 아닌 다름 말이다. 상대의 생각이 틀린 것이 아니라 나와의 다름을 인정해야 진정한 개인의 자연스러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사회가 말하는 자연스러움이란 남이 보고 듣고 즐기기에 더 편하게 더 노력하라, 더 훈련하라고 말하는 것 같다.
사회는 자연스러운 척을 원하지만, 필자는 자연스러움이란 따로 없다고 말하고 싶다. 모든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의 생활 속에 존재하는 불편함, 긴장감, 어색함 또한 자연스러운 것이다. 단지 우리 스스로가 사회적 시선에 얽매여 자신의 자연스러움을 부정하고, 또 부정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제 우리는 자연스러워 보이는 것을 요구하는 이 사회에서 자신의 불편하고 어색한 생각이나 행동 또한 자신 그 자체임을 인정해야 한다. 인정하지 못해도 이 또한 자연스러움이라 생각한다. 나의 자연스러움을 인정하는 만큼 다른 사람의 자연스러움 또한 인정할 수 있는 너그러운 사회를 꿈꿔본다.
남들이 알아주는 자연스러움이 아닌, 내 자신 그대로의 자연스러움을 당당히 표현하고 즐길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자연스러운 사람이 아닐까 싶다.정성진<성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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