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정성진(성악가) |
나도 모르게 당연히 여기는 것이 너무 많다. 당연히 여겨선 안될 것들조차도 너무 가까이 있기에, 혹은 일상이 되어버렸기에 감사한지 모르는 일이 너무 많아졌다. 나중에 되짚어보면 너무나도 감사한 일들을 그냥 스쳐보내고 있다. 이런 일이 수 없이 많다. 내가 태어난 것부터 당연한 것은 하나도 없다. 이유가 있고 고통이 있고 감사함이 있다.
한번은 우리팀의 선생님들끼리 서로의 서운함을 토로한 적이 있다. 대표인 나조차도 당연히 해야 한다라는 관념에 사로잡혀 생각없이 일을 지시한 게 없지 않은 것 같아 많은 것을 느꼈다.
작은 오해와 서운함이 이 사회의 큰 분쟁을 야기를 시키는 것도, 당연함을 너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음악을 하면서 또한 느끼는 것은 시간적인 예술이라 순간순간 과도한 예민함이 그 음악을 즐기지 못하게 함을 속상해 했고, 무대에서의 실패가 나의 잘못이 아니라 비판하는 사람의 속좁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당연하다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하지만 당연한 것은 없는 것이다.
얼마만큼의 노력이, 주변 사람의 도움이, 나를 아껴주는 사람의 격려가, 이 사회의 환경이 당연시되면 안될 것이다. 사랑받는 것을 당연히 여겨선 안된다. 누군가가 나를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것은 너무나도 축복받은 일이다. 친구와의 의리, 연인과의 사랑, 부모자식 간의 사랑, 직장생활의 관계 등 이 모든 것을 당연함으로 받아들일 게 아니라 서로의 신뢰와 노력, 희생이 있음을 인지하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함으로써 그 관계를 더욱더 돈독하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봄이 되고 꽃들이 하나둘씩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 이 또한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고마운 일인 것이다. 당연함은 없는 것이다.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고 희생이 있고 노력이 있는것이다.
문화라는 것 자체가 당연히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작은 것들이 조금씩 모이면서, 그 노력과 희생들이 결국 거대한 문화라는 습관이 되어버린 것이다. 하루라는 시간이 어떤 일의 성과를 내기에는 짧은 시간이다. 오늘 어떤 일을 했는지 당장은 알지 못해도 그 하루하루가 모여 결국 지금의 나를 만드는 것이 아닌가.
예술가들의 노력 또한 마찬가지다. 그들의 하루하루 노력이 모여 사람들이 여기는 당연한 예술이 된 것이다. 예술가의 노력이 당연한 것이 아닌 것처럼, 예술가 또한 관객들의 반응을 당연시하지 말자. 당연함이 아니라 고마움이고, 그것을 표현하는 문화가 확산되었으면 한다.
정성진(성악가)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산책] 당연한 것은 없다](https://www.yeongnam.com/mnt/file/201803/20180329.01026075704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