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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나의 소확행(小確幸)

2018-04-03
[문화산책] 나의 소확행(小確幸)
박영빈 (달서가족문화센터 운영지원팀장)

비가 올 때면 생각나는 말이 있다. “밖에는 비가 억수같이 오는데 이렇게 비 안 맞고 따뜻한 집에 있으니 얼마나 좋니”라는 엄마 말씀이다. 며칠 전 여동생과의 대화에서 “언니, 생각나? 비 오면 엄마가 그러잖아. 비 안 맞고 집에 있는 일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고. 나도 그렇게 생각해”라고 말해 놀란 적이 있다. 입버릇처럼 한 말이 우리도 모르게 머릿속에 있었구나 싶으면서 정작 나 자신도 그런 일상의 행복에 젖어들 때가 많기 때문이다.

내가 가장 행복한 시간은 아침에 출근해 사무실에 도착한 후 커피 한 잔을 내려 마실 때다. 따뜻한 아메리카노는 잠에서 금방 깨 몽롱한 정신을 달래주면서 일의 집중을 돕는다. 어떤 날은 아침에 일어나 사무실에 도착해 커피 마실 생각에 빨리 출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이런 사소한 일에 설레고 그 일을 기대해 본 적이 있는가.

며칠 전 기사를 보고 또 한 번 놀란 적이 있다. 행복론이 한 단어로 소개가 됐는데,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의 줄임말인 바로 소확행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집 ‘랑게르한스섬의 오후’에 나오는 말이기도 하다. 그는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기, 새로 산 면 냄새가 풍기는 셔츠를 입을 때의 기분 등을 소확행이라 지칭하며 그와 같은 인간의 심리를 묘사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확행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학교 다닐 때 친구들끼리 나눴던 대화가 생각난다. 시험만 끝나면 따뜻한 아랫목에서 컵라면 먹으면서 만화책 잔뜩 빌려 볼 거라고 서로 다짐하던 기억이 난다. 이 외에도 친구와 술 한잔하기, 좋아하는 영화 보기, 맛있는 음식 먹기, 애완견과 놀기 등 지금 당장 실현 가능한 행복들이 있다.

이런 소확행이 트렌드라고 한다. 서울대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는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 행복 트렌드를 소확행으로 정했다. 갈수록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현대 사회에서 적은 비용으로 행복을 극대화해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데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남을 진단했다. 이런 소확행은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행이라고 한다. 미국의 브루클린에서는 ‘100m 마이크로 산책’이 유행이라고.

행복은 강도가 아닌 빈도다. 행복 심리학자로 잘 알려진 서은국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가 자신의 저서인 ‘행복의 기원’에서 그와 같이 말했다. 우리는 흔히 졸업만 하면, 취직만 하면, 결혼만 하면 등과 같이 어떤 큰 사건을 이루었을 때 느끼는 행복을 진정한 행복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먼 미래의 큰 강도로 느끼는 행복보다 작지만 자주 찾아오는 행복을 누릴수록 내 삶이 더욱 풍요로워질 수 있다. 박영빈 (달서가족문화센터 운영지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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