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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영(극단 만신 대표) |
1·2월이 각종 문화예술 지원사업 공고와 지원신청의 시기라면, 3월은 그 결과 발표가 있는 달이다. 그때가 되면, ‘올해에는 어느 단체가 얼마짜리 지원사업에 선정됐다더라’가 예술단체들의 주요 화두로 떠오르곤 한다.
새내기 극단인 우리 단체에서는 2018년도 연간 계획을 잡을 때 단원들과 약속한 것이 있었다. 절대로 지원사업에 선정되기 위해 프로그램을 기획하지 말자는 것이었다. 올 한해 우리가 언제 어떤 활동을 할지를 정하고, 그 다음에야 공연의 성격과 맞는 건에 한해 기금신청을 하기로 했다.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를 구태여 다짐이랍시고 했던 것은 일부 주객이 전도되는 경우 공연을 위한 지원금이 아닌 지원금을 위한 공연이 이루어지는 경우를 보아왔기에 혹시 우리도 그리 되지는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서였다.
다행히도, 또 감사하게도 우리 단체는 금년에 한 편의 공연제작에 대한 지원금을 받게 되었다. 단체나 행사 등에서 실무자로 지원사업 업무를 담당했던 적은 많았지만, 새로운 단체에서 새로운 시스템으로 처음 도전해보는 지원사업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우리 단체의 경우는 특히 사업기간 때문에 힘든 점이 많았다. 공연은 4월 첫째 주에 예정되어 있는데, 규정상 보조금뿐 아니라 단체 자기부담금의 집행조차 4월2일 이전에는 불가했다. 조금은 불합리하다고 느껴졌다. 보조금은 그렇다 쳐도 ‘내 돈’을 언제 쓸지에 대해서도 지정 받아야만 한다니.
우리 극단의 경우에는 원칙대로라면 공연 3일 전까지 돈을 한 푼도 쓰면 안 되는 것이었다. 이런 식으로 필요한 지출을 미루다가는 공연에 심각한 지장이 있겠다 싶어 아예 지원사업포기 신청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기도 했다. 내 주머니 사정을 뻔히 아는 단원들이 극구 말리지 않았다면, 아마도 포기 신청을 진행하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이런저런 사항들을 감안해서 요령 있게 진행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는 것도 없고, 요령도 없는 새내기들로서는 진행과정이 꽤 힘들었다고 엄살을 부려보련다. 물론 힘든 것이 우리뿐이겠는가. 우리 같은 초년병들에게 하나부터 열까지를 친절히 설명해줘야 하는 지원부서 담당자분들은 아마 우리보다 더 힘드셨을 것 같다.
지원사업에서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참 고마운 일이고 기쁜 일이다. 너희가 하고 있는 활동이 아주 약간은 가치 있는 일이라고 인정받는 것 같아 기쁘고, 금전적 위험부담까지 덜어주니 더 고마운 일이다. 그저, 요령 없는 사람들이 ‘수긍하기 쉽도록’, 시스템 개선이 이루어져간다면 더욱 좋겠다는 바람 또한 살며시 품어본다. 김지영(극단 만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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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지원사업 도전기](https://www.yeongnam.com/mnt/file/201804/20180406.01016074200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