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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진 <성악가> |
어떤 배우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합니까?” 매우 충격적인 말이었다. 편안한 삶을 추구하고 행복하기를 원하는 나에게, 또한 내 삶의 힘듦을 누구보다도 거부한 지금의 나에겐 엉뚱한 화두였다. 그리고 이어서 하는 말. “힘들면 우리의 인생이 아닌가?"
잘 생각해보자. 힘들 때와 힘들지 않을 때의 시간을. 우리가 행복할 때보다 그렇지 못할 때의 시간이 훨씬 많은 것 같다. 그렇다면 그 힘든 시간을 사랑하지 않으면 우리는 많은 시간을 버리는 것과 같다. 힘든 나의 삶도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진정 나를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에스피아르떼의 대표를 맡은 후를 뒤돌아보면 참 감사한 일이 많다. 하지만 순간순간 힘든 일이 많아 몇 번인가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다. 세상의 이치가 그렇듯, 어찌 좋은 날만 있을 수 있는가. 안 그랬던 날이 훨씬 많았지만, 그것 또한 우리팀 에스피아르떼의 역사이고 나 개인의 역사이다.
인정하자! 우리의 인생에 있어 힘듦도 우리 것이다. 그 힘듦조차 사랑하자. 사랑하는 것은 인정함에서 출발하는 것 같다. 사회와의 관계, 사람들과의 관계, 더 깊게 들어가면 나 자신과의 관계도 인정하는 것이 사랑을 할 수 있는 처음 단계 아닌가.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오르막은 힘겹게 오랜 시간에 걸쳐서 올라가는 반면, 내리막은 그야말로 한순간이라는 것. 그 순간을 위해 노력하며 사는 것이 인생이 아닐까 한다.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법한 ‘왜 이렇게 되는 일이 하나도 없지’라는 생각을 나도 했던 때가 있다. 그때 마침 누군가 나에게 ‘꼬인 것을 푸는 것이 인생’이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그렇다. 인생은 꼬이고 꼬인 것을 하나씩 풀어가는 과정인 것이다. 고난과 역경을 뛰어넘으면 또 새로운 고난과 역경이 다가오는 것을 세상 사는 이치로 강인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하나하나의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시간들이 모여 단단한 내가 만들어져 가는 것이다.
삶을 살아가면서 느꼈던 불안한 미래, 실패라는 경험, 안정되지 못한 현재를 나의 삶이 아닌 듯 내팽개치지 말고 겸허히 받아들이자. 힘들게 오른 삶의 끝부분에서 정상인 줄만 알았던 그 끝이 알고 보니 더 높은 정상으로 올라가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
고난과 역경을 힘들게 뛰어넘어도 더 큰 시련이 내 앞에 있게 됨을 직시하고, 과정을 모른 척하며 결과만 중하게 여기는 이 사회에서 그 과정을 아름답고 대견스럽게 생각했으면 한다.
정성진 <성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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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고난과 역경 뛰어넘었더니](https://www.yeongnam.com/mnt/file/201804/20180426.01022075255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