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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정무<웃는얼굴아트센터 공연기획담당> |
유난히 길었던 이번 더위만큼이나 길게 느껴졌던 문화산책 연재가 어느새 마지막 원고만을 남기고 있다. 마지막 연재이니 만큼 즐거운 문화생활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안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등록된 공연장은 공연법에 의해 매년 재해대처 계획을 신고하도록 되어 있고, 무대시설의 정기적인 안전진단 및 검사가 요구될 뿐만 아니라 지진 대피시설로 지정되기도 하는 등 재해에 대비하고 있는 비교적 안전한 시설이다. 하지만 공연장 안에서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소는 언제나 있기 때문에 안전관리담당자들은 상황별 시나리오를 작성해 대비하며 안전관리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상황별 시나리오에서 가장 비중이 큰 변수인 관객들과 함께 훈련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실제 상황에서는 많은 혼란이 있을 수 있다. 특히 지진은 그 피해도 크지만 화재나 정전을 동반해 많은 재산과 인명피해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기본행동요령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고자 한다.
공연장 같은 다중이용시설에서 지진 발생 시 가장 먼저 판단해야 하는 것은 ‘대피가 필요한 상황인가’와 ‘어디로 대피할 것인가’다. 출연자와 관객 모두 진동을 느끼고 구조물이 흔들려 공연이 중단될 만큼 큰 지진이 발생한 경우에는 우선 몸을 숙이고 머리를 감싸 보호하며 상황을 살펴야 하고, 진동이 멈춘 후에는 낙하물이나 붕괴될 위험이 없는 곳으로 안내에 따라 신속하게 대피하여야 한다.
대피 시에는 적절한 대피로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다중이용시설에서 대피로 안내를 본적이 있을 것이다. 가장 기본적이지만 가장 필요한 것이 비상구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관객들은 ‘피난 시 회귀 본능’이 있어서 자신이 입장한 입구를 기억하고 그쪽으로 나오려는 성향이 있다. 이러한 회귀 성향은 관객의 효율적인 피난을 방해하기 때문에 여러 비상구를 미리 확인해야 상황 발생 시 당황하지 않고 안내에 따라 안전한 대피를 할 수 있다.
최단 거리의 대피로가 항상 제일 빠른 피난을 보장하진 않는다. 화재가 났을 때에는 화재 위치의 반대편 출구를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더불어 관객이 일시적으로 몰리기 때문에 상황에 맞춰 안전하게 빠져나갈 수 있는 다양한 경로를 파악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 공연장 로비에 이르렀다면 머물지 말고 주변의 구조물과 낙하물을 조심해 안전한 건물 밖 공터나 넓은 공간으로 이동할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 한다.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닌 한국에서 지진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시작은 ‘생명의 문’인 비상구를 확인하는 것이다. 허정무<웃는얼굴아트센터 공연기획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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