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엔 내륙 안동병원에 1대뿐
울릉도 응급환자는 이용 불가능
포항에 도입 ‘골든타임’ 사수를
포항·울릉 등 경북 동해안지역 응급환자 이송을 위한 닥터헬기 도입이 시급하다.
경북 의료계에 따르면 경북지역을 담당하는 닥터헬기는 안동병원에 있는 1대뿐이다. 경북 권역 응급의료센터 안동병원 닥터헬기는 2013년 7월 첫 운항을 시작한 이후 지난 6월 말까지 5년간 모두 1천817차례 출동해 1천694명의 환자를 이송했다. 중증외상 환자가 547명(32.3%)으로 가장 많고, 뇌질환 369명(21.8%)·심장질환 235명(13.9%)·호흡곤란 등 기타 543명(32.0%)이다. 10명 가운데 6.3명이 생명이 위독한 응급환자다. 연령별로는 80대 이상 342명(20.2%)·70대 452명(26.7%)·60대 341명(20.1%)·50대 316명(18.7%)·40대 이하는 243명(14.3%)이다.
문제는 안동에 있는 닥터헬기는 최대 운항거리가 120㎞에 불과해 경북 동해안까지 담당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경북 닥터헬기는 AW-109 Grandnew(제조사 이탈리아) 기종으로 응급전문의·구조사·환자 등 6명이 탑승할 수 있다. 안동에서 경주(경주보문단지 헬기장)는 100㎞, 포항(포항종합운동장) 88㎞, 울진(울진종합운동장) 80㎞, 영덕(영덕군 착륙장)은 61㎞나 떨어져 있다. 분초를 다퉈야 하는 응급환자 골든타임을 경북 닥터헬기 1대가 맡기엔 역부족이다. 특히 경북의 유일한 섬으로 닥터헬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울릉도는 320㎞나 떨어져 있어 사실상 닥터헬기 이용이 불가능하다. 울릉도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해군헬기·군함정 등을 이용하고 있지만 군 작전 등이 겹칠 경우 즉각적인 이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닥터헬기 출동 건수에서도 운항거리에 따른 편차가 심하다. 영주 405차례(24.1%)를 비롯해 봉화 220차례(13.0%)·의성 174차례(10.3%) 등 안동을 중심으로 한 경북 북부지역이 전체 출동 건수의 절반에 가깝다.
지난 5년간 경북 닥터헬기 환자 이송 시간은 평균 17분48초였다. 예천·의성·영주가 12분, 청송·영양·봉화·군위 15분, 문경·상주·영덕 18분이다. 반면 경주·포항·성주·울진은 평균 25∼27분으로 북부지역에 비해 2배가 넘는 이송 시간이 소요된다. 이는 응급환자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최우익 계명대 동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응급환자는 생명이 위독한 사람이 대부분이어서 1분 1초가 중요하다”면서 “동해안 지역을 담당할 수 있는 닥터헬기가 포항지역에 도입된다면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운항 중인 닥터헬기는 모두 6대다. 내년엔 이국종 교수가 소속된 아주대 응급외상센터에 닥터헬기 1대가 추가로 도입될 예정이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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