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181024.010230805310001

영남일보TV

  • 유영하 국회의원 대구시장 출마선언 “대구의 내일을 여는 길, 함께 해주시길...”
  • 경주시 문무대왕면 산불, 재발화 진화… 잔불 정리 지속

[문화산책] 책방 운영하는 사람의 넋두리

2018-10-24
[문화산책] 책방 운영하는 사람의 넋두리
김인숙<카페책방 ‘커피는 책이랑’ 대표>

휴일에 포항을 다녀왔다. 대구에서 오랫동안 자리를 지켰던 한 로스터리 카페가 포항으로 이전해서 인사도 드리고, 바다도 봤다. ‘안녕 엄마 안녕 유럽’을 쓸 당시 그 로스터리 카페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던 터라 내게는 의미가 깊은 곳이었다. 작업하기 위해 그곳으로 가려면 만반의 준비를 해야 했다. 튼튼한 백팩에 노트북과 자료를 넣고, 집에서 버스를 타고 약 30분을 가야 했던 곳이었다. 집 근처에도 카페는 많았다. 그런데도 그곳에 가는 이유는 맛있는 커피와 거기에서 얻을 수 있는 마음의 안정과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 때문이었는데 이제 그 장소가 사라져서 아주 아쉽다.

책도 커피도 인터넷으로 주문할 수 있는 시대에 뭐 때문에 나는 왜 그곳으로 달려갔던 걸까. 동네에서 작게 책방을 운영하는 처지에서 마음이 서늘해지는 순간을 얘기하자면 책방을 방문한 손님이 책장을 꼼꼼히 살펴보고선 휴대폰으로 검색해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주문하는 모습을 볼 때다. 혹은 귀에 들릴 만큼 “인터넷으로 사는 게 더 싸”라고 소리 내며 얘기하는 모습을 마주칠 때다. 물건을 사는 처지에서 조금이라도 더 저렴하게 사고 싶어 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렇다면 그들은 왜 이곳에 온 걸까 한 번쯤 묻고 싶을 때가 있다. 그리고 책은 사지 않으면서 왜 이런 공간이 오래 지속하길 원하는지 묻고 싶다.

다른 책방을 방문할 때마다 그들의 책장에서 내가 모르는 세계를 만나는 경험을 한다. 그리고 그 세계를 알고 싶으므로 다른 책방에서 나도 야금야금 책을 사서 모은다. 책방의 책장을 구성하고 만드는 데 책방운영자들은 매일 시간을 쏟고, 관심을 기울인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곳에서 알게 된 책은 그곳에서 꼭 사게 된다. 내가 책방을 운영하고 있으므로 운영자의 입장을 알아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책방은 책을 팔아서 먹고사는 게 기본이 되어야 하는 게 아닐까.

로스터리 카페는 커피를 팔아서 먹고살 수 있어야 하고, 책방은 책을 팔아서 먹고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에는 책을 팔아서 먹고살 수가 없다. 책방에서 행사도 하고, 원데이 클래스도 하고, 워크숍도 진행해야 한다. 그리고 틈틈이 우리가 무슨 행사를 하는지, 어떤 책이 들어왔는지 SNS 계정을 통해 알리는 일도 한다. 하지만 일을 하는 만큼 돈은 벌 수 없다. 요즘 모두가 힘든데 그 정도도 안 하고 돈 벌려는 거라면 배부른 소리 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가성비를 따지는 세상에서 책은 정가로 판매되고 있고(인터넷 서점의 할인은 제외하고), 수많은 책 중 소개하고 싶은 책들을 고르고 골라내는 공간. 어쩌면 요즘 세상에 있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되는 이 공간들이 좀 더 오래 운영될 수 있도록 사라지기 전에 소중한 것들을 아끼는 마음을 많이 표현했으면 좋겠다.김인숙<카페책방 ‘커피는 책이랑’ 대표>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