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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숙 <카페책방 ‘커피는 책이랑’ 대표> |
저번 주 일요일에는 독립서점을 주제로 한 ‘슈퍼세미나’라는 강연에 패널로 참여했다. 책방을 소개하고, 책방과 관련한 질문과 답변이 오갔다. 생각보다 책방 오픈을 전제로 한 질문들이 많았다. 슈퍼세미나 말고도 책방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이 종종 책방에 방문한다. 그들은 먼저 책방을 만들고 싶다고 조심스레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는 상대방에게 묻는다. “동네 책방에서 책을 사 본 적이 있나요?”
대부분이 하는 질문 중 하나는 “수익이 어떻게 될까요”이다. 모두 에둘러 표현하기는 하지만 큰돈을 들여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처지에서 충분히 궁금해 할 만한 사항이다. 그때 다시 묻는다. “동네 책방에서 책을 사 본 적이 있나요?”
동네 책방이라는 개념은 내가 어릴 적에 이미 사라졌다. 나는 책 대여점 세대이기 때문에 동네 책방이라고는 문제집을 팔던 학교 앞 문구점이 전부다. 그렇게 동네 책방에서 책을 사 본 경험이 없다가 ‘독립출판물’을 통해 전국의 작은 책방들을 알게 되었다. 그땐 작은 책방들이 각기 개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재미있어서 도장 깨기 하듯 책방들을 돌아다녔다. 그리고 2015년, 책방과 카페를 함께 운영하는 ‘커피는 책이랑’을 시작하게 됐다.
책을 팔아서 큰돈을 만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현재까지 운영할 수 있는 것 같다. 내가 책방을 준비하면서 가장 큰 고민은 책을 고르는 것이었다. 하루에도 많은 책이 새로 만들어지는 세상에서 어떤 책을 골라 소개할 것인가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콘셉트를 가지고 책을 팔아야 할 것 같아서 처음에는 요리책들도 들여와 소개했지만, 요리책이 내 관심사의 우선순위가 아니므로 이내 다른 책들이 더 많아졌다. 그 다음의 고민은 골라온 책을 어떻게 소개할까 였다. 나 혼자서 모든 책에 추천 글을 쓸 수 없어서 매달 인상 깊은 책을 따로 전시하고 소개했다. 지금은 SNS를 통해 인상 깊은 책 구절을 올리거나 소개를 종종 올리고, 심야 책방 ‘책 먹는 밤’에서 매달 주제를 가진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동네 책방을 운영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우선 동네 책방에서 책을 사는 경험을 많이 느껴보길 바란다. 그러면 내가 원하는 책방의 모습을 더욱 잘 그려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동네 책방에 자주 가서 책을 사고 책장을 계속 바라보면 대충 책이 어느 정도 판매되는지 예상할 수 있다. 이런 경험 없이 무작정 책방을 만들고 나면 시간과 돈에 쫓겨 원하는 책방의 모습을 만들어 내기 어렵다.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낭만만으로 시작하기엔 현실은 혹독하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 말한 소설가에 관한 내용처럼 책방 역시 링에 오르기는 쉬우나 버티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시작하고자 마음먹었다면 잘 버텨서 함께 책을 신나게 많이 파는 날이 오길 바란다.김인숙 <카페책방 ‘커피는 책이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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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동네 책방을 만들고 싶은데요](https://www.yeongnam.com/mnt/file/201810/20181031.01022075323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