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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이사람] W병원 우상현 원장

2019-03-29

“팔 이식수술 성공 韓 의학계 큰 변화, 두 팔 없는 사람에게도 기쁨 주고 싶어”

[이사람] W병원 우상현 원장
W병원우상현 원장이 아이의 손모형을 들고 수부외과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사람] W병원 우상현 원장
W병원 우상현 원장이 병원에 걸린 말 그림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말처럼 열심히 나아가는 병원을 만들고 싶은 게 우 원장의 바람이다.

W병원 우상현 원장을 보니 천생 의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쉬는 요일이 언제냐”고 물으니 “휴일은 없다. 병원에서 일하는 게 좋아서 휴일이 필요없다”는 답이 돌아오고 “취미가 뭐냐”고 하니 “유일하게 쉬는 시간이 수요일 오후 4~6시인데 클래식음악을 틀어놓고 논문쓰는 것이 취미이자 휴식”이라 했다.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음악 틀어줄까요”라며 클래식음악을 튼 이유를 그제야 알 것 같았다.

지난해 개원 10년 만에 종합병원으로 승격하고 지역응급의료기관으로서 24시간 시민의 건강을 지키고 있는 W병원은 환자와 병원만으로 머릿속이 가득찬 우 원장과 이런 우 원장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따라주는 직원들의 근면, 성실이 만들어낸 결과다. “최선을 다해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해주는 것이 목표”라는 우 원장의 바쁜 일상을 잠시 들여다봤다.


개인병원 의료진이 팔이식 성공 화제
국내 장기이식법·보험수가 변화 계기
매년 숙련된 수부외과 세부전문의 양성

“남이 안하는 힘든 분야 해야 보람 커”
레지던트시절 은사 말씀 결정적 역할
재건성형, 수부재건 미세수술에 인생
족지전이술 실패때 환자 격려덕 매진

120여편 논문 발표, 끊임없이 연구·공부
15차례 우수 논문상, 22편 학술지 게재
‘1밀리미터 혈관의 희망’수필집 출간
엄지 손가락·선천성 기형 종합 교과서

그림 구입해 전시, 삭막한 병원에 온기
말 그림 애정…역동적 병원 되기 바라

▶W병원은 근골격계 전문병원입니다. 병원 설명을 좀더 부탁합니다.

“예쁜 손, 편한 발, 튼튼한 관절을 위해 특화된 근골격계 전문병원입니다. 대구경북 유일의 관절 전문병원, 수지접합 전문병원이며 현재 수부외과 전문의 11명, 정형외과 전문의 15명, 성형외과 전문의 4명이 절단 외상환자를 비롯해 손 저림, 손 시림, 손가락 관절염, 손 기형 등 수부 관련 질환과 무릎, 어깨, 팔꿈치, 고관절, 발가락, 발목 등 정형외과적 질환을 치료하고 있습니다. 정형관절외상센터, 어깨관절센터, 수부미세재건센터, 족부족관절센터, 척추재활통증센터, 흉터성형센터 등 6개의 전문 진료센터를 두고 있으며 연 1만3천건 이상의 수술을 하고 있지요.”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하는 전문병원분야가 2개나 지정이 되었습니다.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하는 관절 전문병원이 되기 위해선 치료 성적과 병원 시설에 대한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데, 먼저 의료기관 평가 인증원의 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이때 환자 안전과 의료서비스 등을 549개 조사항목으로 나눠 점수를 매기는데 낙상 예방, 감염 관련, 소방안전 등 다양한 항목을 통과해야 인증받을 수 있지요. 수지접합 전문병원으로 지정받은 데 이어 관절 전문병원으로 지정을 받음으로써 지역을 대표하는 의료기관이 되었습니다.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하는 관절 전문병원은 대구에서 W병원밖에 없습니다.”

▶병원 의료진이 2017년 2월 국내 최초로 팔 이식 수술을 성공시켜 화제가 되었습니다. 서울의 큰 대학병원이 아닌 지역의 한 개인병원 의료진이 성공시킨 비결이 있을 듯 합니다.

“이 수술의 성공으로 인해 우리나라 이식 의학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이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함에 따라 국내 장기이식법을 바꾸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지난해 9월에는 팔 이식 수술에 대한 보험 수가가 정해지는 등 우리나라 의학계에 큰 변화를 주었지요. 팔 이식 수술은 미세접합 수술의 경험이 많은 의료진과 수술팀원의 역할이 중요한데 대형병원에는 이런 미세접합 수술의 경험이 많은 의료진 수가 부족해 팔 이식 수술을 시행하기 어려운 환경이지요. 이에 반해 숙련된 수부외과 세부전문의를 양성하는 기관인 W병원(대한의학회 수부외과 세부전문의 수련병원)에서는 매해 숙련된 세부전문의를 배출하는 등 팔 이식 수술에 대한 준비를 할 수 있었습니다.”

▶수부외과 세부전문의 수련병원은 무엇인지요.

“수부외과란 손과 상지에서 발생하는 모든 질환과 외상을 치료하는 학문입니다. 수부외과 세부전문의가 되기 위해선 성형외과, 정형외과 등 외과계열 전문의가 2년간 수련을 받고 평점 기준과 시험을 통과해야 될 수 있지요. 수부외과 세부전문의 수련병원이라는 것은 이런 수련과정을 할 수 있는 병원이라는 것을 인증하는 것으로, W병원은 매년 1~3명의 세부전문의를 배출하고 있으며 올해는 전국에서 시행한 수부외과 세부전문의 시험에서 배출된 1·2·3등 모두 W병원 의료진이 되었습니다. W병원은 2008년 개원과 동시에 대한의학회로부터 수부외과 세부전문의 수련병원으로 지정 받아 매년 1~3명의 세부전문의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10년간 영남대 의과대학 교수로 활동하다가 개원을 했습니다. 수부외과 의사의 길을 선택한 이유가 있는지요.

“영남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그 곳에서 성형외과 레지던트를 하던 시절, 은사님의 말씀이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의사로서 보람을 느끼려면 남이 안하는 힘든 분야를 해라. 의사의 스트레스가 높아질수록 환자의 행복과 기쁨은 더 커진다’라는 은사님의 가르침에 따라 성형외과 전문의이지만 재건성형, 특히 수부재건 미세수술에 인생을 걸었습니다.”

▶지역의료계에 늘 공부하는 의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별한 사연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대학교수 시절 40대 남성환자에게 족지전이술(환자의 엄지발가락을 떼어내 엄지손가락을 만들어주는 수술)을 처음 실시했는데 실패했습니다. 환자는 멀쩡한 엄지발가락 하나를 잃게 되었는데 저를 원망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이 연구해서 꼭 수술에 성공하기를 바란다며 격려해 주었던 일이 있었습니다. 그 분의 격려로 인해 더 많이, 열심히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대학교수도 아닌데 끊임없이 논문을 발표하고 있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전국에서 밀려드는 수술 환자 때문에 하루 종일 수술실에서 수술을 하느라 점심은 오후 3시, 저녁은 밤 9시는 돼야 한 술 뜨는 등 바쁜 생활을 하고 있지만 12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렇게 논문을 쓰는 이유는 의사가 수술만 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공부해야 환자들에게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왕성한 집필 활동의 결과 그동안 학회 우수논문상을 15차례 수상했고 권위있는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 학술지에 22편에 이르는 논문을 게재했다. 또 ‘The Thumb’을 비롯해 영문 수부교과서도 수 차례 집필했다.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17년에는 지방 개원의로는 처음으로 대한수부외과학회 이사장, 대한미세수술학회 회장으로 활동했다.



▶얼마 전 수필집 ‘1밀리미터 혈관의 희망’과 영문교과서 ‘The Thumb’도 출간했습니다.

“손 수술 전문가가 비전문으로 쓴 글을 모아 편집한 ‘1밀리미터 혈관의 희망’은 수필집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민망스럽니다. 이 수필집은 수부외과 세부전문의로 살아오면서 겪은 소소한 일상을 소재로 써왔던 글을 엮은 것입니다. 환자들의 사연은 물론 재미있는 영화나 드라마를 본 소감, 여행기 등이 실려있습니다. ‘The Thumb’은 세계적인 의학 전문서적 출판사인 독일 스프링거사에서 의뢰를 받아 쓴 수부외과 교재인데 책임 저자로 참여했습니다. 수부외과 영역에서 엄지손가락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손 기능의 50%를 담당하는 엄지 손가락의 해부와 운동기능, 다지증 및 기타 선천성 기형, 골절 및 힘줄 파열, 절단 등의 외상에 대한 치료, 관절염과 종양 등 엄지에 발생하는 모든 질병과 외상, 선천성 기형에 대한 종합 교과서입니다. 의과 대학생을 비롯해 수부외과 세부전문의, 정형외과, 성형외과 전문의, 외과 계열 수련의들이 보면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다루고 있지요. 현재 대한수부외과 학회에서 수술을 왕성히 하고 있는 중견 이사들과 원로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지난 2년간 준비해 제작했습니다.”

▶이렇게 바쁜 의사생활을 하면서 늘 가슴에 새기고 있는 말이 있다고 했습니다.

“병원 주차장 입구에 일기일회(一期一會) 라는 문구를 붙여놓았습니다. 일기일회는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자는 뜻입니다. 환자가 자신의 몸에 메스를 댈 의사로 나를 선택했다는 것은 저에게 축복입니다. 그러한 환자에게 최고의 의술을 제공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W병원의 경우 전국에서 환자들이 옵니다. 멀리서 온 환자에게는 특히 성실히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환자가 저를 만나러오는 순간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가지며 늘 최선을 다해 진료하려 노력합니다.”

▶병원에 그림이 많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이 그림들을 직접 구입해서 걸었다고 들었습니다.

“전시장에 자주 갈 기회는 없지만 대구아트페어는 거의 매년 가고 있습니다. 그 곳에서 매년 1~2개 작품을 고르다보니 어느새 작품이 많아지게 되었더군요. 병원은 자칫 삭막한 공간이 되기 싶습니다. 이런 공간을 부드럽고 온기있게 만드는데 그림 만한 것이 없는 듯 합니다. 그래서 무거운 이미지보다는 밝고 재미있는 그림을 걸어둡니다. 그림을 전시하니 환자는 물론 직원도 좋아하고 저도 그 작품들을 보면서 힐링의 시간을 가집니다.”

▶특히 말 그림이 많은데 이유가 있는지요.

“말 하면 쉬지 않고 달리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말 그림에 특히 애정이 많이 갑니다. 정체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런 역동성을 가진 병원이 되고자 하는 바람이 자연스럽게 스며든 것이 아닐까요.”

▶앞으로의 바람이나 하고 싶은 일이 있는지요.

“우선 개인적으로는 두 팔이 없는 사람에게 양팔 이식수술을 할 기회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뇌사자의 양팔을 두 사람에게 이식하는 수술을 시도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W병원을 개원하면서 꿈꿔왔던 우리나라 최고의 근골격계 전문병원을 만들기 위해 병원 경영에도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글=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사진=이지용 기자 sajahu@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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