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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중국이라는 ‘용’

2019-07-03
[문화산책] 중국이라는 ‘용’
김상목(대구사회복지영화제 프로그래머)

중국과 우리는 지난 수천년 동안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때로는 침략자로, 때로는 중화에 대한 사대의 대상으로 숭앙될 만큼 그 관계는 복합적이고 다면적이다. 항쟁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전근대 역사에선 주로 ‘대국’으로 떠받들며 실리를 취해온 게 우리의 주요 접근법이었다. ‘중국’은 세계의 중심이라는 자부심이 깃든 이름이고 전근대 역사 수천년간 능히 그 이름을 세울 만했다. 그러나 아편전쟁 이후 100년간 중국은 서구 열강에 식민지화되었고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간 중국인들은 ‘쿨리’라는 멸칭을 들어야 했다. 이연걸의 화려한 무술로 기억되는 ‘황비홍’ 시리즈나 성룡의 할리우드 진출작 ‘상하이 눈’에 이 시절의 중국이 담겨 있다.

중일전쟁과 국공내전을 거쳐 중국 본토는 재통일되었고 그 직후 한국전쟁에 북한을 지원해 참전하며 미군과 일진일퇴해 과거와 다른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그 결과 분단은 지속되고 중국 본토는 ‘죽의 장막’으로, 북한의 후견인으로 현대사에 기억되었다. 중국 대륙에선 마오쩌둥의 주도로 문화대혁명이라는 초유의 광풍이 일어나고 대륙에서 밀려난 장제스 세력의 대만과 영국의 식민지로 유지되던 홍콩은 별도의 정체성을 갖기 시작했다. 서구화된 홍콩은 우리가 잘 아는 홍콩영화들을 만들어냈고, 대만은 우리 남북 대립의 유사판인 양안분쟁의 굴곡을 거쳤다. 거장 허우샤오시엔의 ‘비정성시’는 1990년대 초반까지 계엄령이 유지된 대만 사회를 잘 표현하고 있다.

가로막혀 있던 죽의 장막은 덩샤오핑 집권 후 개혁 개방 붐과 함께 열리며 지난 세월을 만회하려는 듯 용틀임을 시작했다. 하지만 1989년 톈안먼 사태는 국제사회에 본격 복귀한 과거의 ‘용’에 대한 우려도 낳았다. ‘메이드 인 차이나’는 세계자본주의 체제에 저임금 생산 공장으로 편입된 중국을 낮춰 부르는 표현이다. 하지만 개혁 개방 이후 불과 30년, 한 세대 만에 중국은 ‘G2’로 불릴 정도로 유례가 없는 급성장을 이뤄냈다.

중화제국의 자존심과 서구화가 어우러진 기이한 21세기 ‘신 중국’은 우리는 물론 세계인들에게 수수께끼 같은 모호하고 불안한 존재다. ‘와인을 향한 열정’ 다큐에서 프랑스 보르도 고급와인을 사재기함은 물론 중국 자체 생산 와인으로 수백 년의 와인 역사를 재편하려는 이 부활한 ‘용’과 우리는 바로 곁에서 함께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포악한 이웃으로 대할지, 너그러운 큰형님으로 대할지 불안한 고민은 계속된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중국에 대한 시각이 변화되는 풍경과 중국권에서 제작되는 다양한 영화 경향을 살펴보는 것 또한 그 논쟁에 풍부한 이해를 더해 주리라 믿는다.

김상목(대구사회복지영화제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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