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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가타카(GATTACA, 1997)’는 유전자가 미래를 결정하는 쓸쓸한 미래사회를 배경으로 태생적 한계에 맞서 꿈을 향해 나아가는 주인공 빈센트의 눈물겨운 여정을 그리고 있다. 영화 ‘트루먼 쇼(The Truman Show, 1998)’의 각본을 썼던 앤드류 니콜 감독의 데뷔작인 이 작품이 수작으로 높이 평가되는 이유는 허구의 현실 속에서도 인간성을 전면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영화의 제목인 ‘가타카’는 최고의 유전자를 지닌 인재들만이 입사할 수 있는 우주항공회사의 명칭으로 DNA를 이루는 4개의 염기들(Adenine, Guanine, Cytosine, Thymine)에서 이름이 만들어졌다는 설정, 유전자 조작으로 12개의 손가락을 가진 피아니스트를 위해 편곡된 슈베르트의 즉흥곡(Op. 90, no. 3, G♭장조)이 연주되는 장면 등 빈틈없는 스토리와 섬세한 연출로 보다 사실적인 가상세계를 담아냈으며 주인공 빈센트 역의 에단 호크를 비롯해 우마 서먼, 주드 로의 젊은 모습을 스크린으로 만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마이클 니만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또한 절묘하고 아름답다.
빈센트는 유전적 결함인 단신을 극복하기 위한 대수술을 감행한 뒤 ‘다시 일어섰을 땐 내 꿈에 2인치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그리고 동생 안톤(월등한 유전자를 보유한)과의 마지막 수영시합에서 그를 구해준 뒤 영문을 묻는 동생에게 ‘나는 되돌아갈 힘을 남겨두지 않아서 너를 이기는 것’이라 말한다. 그렇게 그는 인간의 힘은 육체가 아닌 정신에서 비롯된다는 스스로의 믿음을 되새기며 모두가 불가능하리라 여겼던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간다.
주변에는 늘 자신보다 선천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가진, 혹은 노력하지 않아도 좋은 결과를 쉽게 만들어내는 재능을 타고난 이들이 있기 마련이다. 이들과의 경쟁에서 오는 좌절감에 방향을 잃지 않고 스스로의 신념을 지켜나가기란 분명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앞서간 이들이 멈춰선 곳은 지치지 않고 나아가는 이들이 지나갈 곳이기도 하다. 불안감에 출발점으로 다시 되돌아오는 이들도 많지만 꿈을 이룬 소수들은 항상 남들이 가지 못했던 길을 홀로 개척했음을 기억해야 한다. 가보지 못한 미래에 대한 설렘과 두려움 중 어떤 쪽을 선택할지는 오로지 본인만이 결정할 수 있다.
영화 가타카는 반복되는 나의 삶에 경종을 울렸다. 나는 지금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고 싶다. 차별과 시련에 맞서는 용기, 두려움과 좌절을 극복할 수 있는 신념이 나의 내면에 자리하고 있는지도 되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무엇이 나를 꿈꾸게 하는지, 꿈을 위해 나는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언젠가는 다시 만나게 될 인생의 기로에 섰을 때 망설임 없이 선택할 수 있는, 후회 없는 여정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내가 되길 바란다.
유재민 (수성아트피아 공연기획팀)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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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꿈을 향해 가는 길](https://www.yeongnam.com/mnt/file/201908/20190830.01016073446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