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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중현 <도서출판 학이사 대표> |
책으로 풍성하다. 독서의 달이고 문화의 달이 다가온다. 지역 신문의 문화면에도 책 축제 소식이 많이 등장한다. 당연하다. 고추도 사과도 송이도 다 축제를 하는데, 책도 당연히 해야지. 몸이 먹고 마음이 먹는다는 차이가 있을 뿐, 같은 양식이라는데. 책 축제에는 빠짐없이 작가와의 만남 자리를 마련한다. 고맙다. 작가를, 그것도 소위 말하는 잘나가는 작가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을 행사마다 만들어주니. 행사 기획자들은 생각할지 모른다. 유명 작가를 모시는 것으로 행사의 성패를 가름한다고. 그 이름만 내걸면 모객에는 걱정이 없다고. 그래서 행사를 주관하는 기관에서는 유명한, 한때 유명하면 평생을 유명한, 그런 작가를 주로 모신다. 또 고맙다. 그렇게 유명한 작가를 모셔다 지역민에게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에.
하지만 아쉬움이 있다. 대구에도 좋은 작가는 많다. 우리가 키워야 한다. 지역의 작가를 규모가 있는 책 축제 무대에 반드시 세워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남의 잔치로 전락한다. 지역 작가를 강단에 세우면 독자들이 오지 않을 것으로 지레 겁먹은 탓이다. 이런 환경 때문에 지역의 작가는, 흔히 말하는 스타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서울로 가거나 서울 출판사에서 책을 내야 한다는, 그런 생각을 가진다. 그러니 지역 출판사도 지역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어렵다.
지역 작가와 지역 출판사는 개인의 것이 아니다. 지역의 공공재다. 우리에게 주어진 공공재를 잘 활용하면 지역 출판 활성화를 위한 정책도, 지역 작가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도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이는 지방자치단체가 할 수 있는 일만도 아니다. 지역 출판사와 작가가 다 같이 나서야 한다. 그래야만 독자들과 함께하는 지역 출판의 건강한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다.
급한 마음에 학이사가 나섰다. 일명 ‘대구 작가 기 살리기’ 프로젝트다. ‘100人 100冊 - 대구에 산다, 대구를 읽다’이다. 행사명이 거창하다. 10월3일부터 9일까지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에서 도서 전시와 오로지 대구 작가와의 만남 시간을 매일 두 차례 갖는다. 100명 모두 현재 대구에 살고, 대구지역 출판사에서 출판한 작가다. 대구에서 글을 쓰고, 대구에서 출판한 것에 대한 감사의 자리다. 그래서 ‘나는 대구의 작가’라는 것을 언제나 당당하게 말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지역출판 활성화를 위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도와달라고 요청해 이루어진 행사다. 이 전시를 시작으로 공공도서관이나 학교 등에도 순회 전시를 할 것이다. 우리 대구에, 우리 이웃에 이렇게 좋은 작가와 출판사가 있으니 자랑스러워하라고, ‘나는 대구에 살고, 대구에서 출판된 책을 읽는다’는 자긍심을 가지라고.신중현 <도서출판 학이사 대표>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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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대구에 산다, 대구를 읽다](https://www.yeongnam.com/mnt/file/201909/20190924.01025075337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