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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지역 연극과 드라마투르기

2019-09-27
20190927
이승현<경북대 교양교육센터 초빙교수>

언젠가 학술대회에 참가했다가 저녁 자리에 참석한 때였다. 마침 같은 테이블에 앉은 선생님들이 타지역에서 활동하는 연극·영화평론가들이었다. 소속이나 경험으로 봐서 현장에 가까운 분들이었다. 현장 분위기에 관해 귀동냥을 하고 있는 중에, 한 분이 내게 대구연극은 어떤지 물어봤다. 대충 최근에 본 작품들과 분위기를 설명하고 나자, 그 분은 자신이 생각할 때 지역 연극은 독특한 면이 있다고 정리했다. 대체로 지역에서는 창작극을 많이 하는데, 이러한 분위기가 꽤 놀랍다고 했다. 기분이 좋은 말이었지만, 이상하게 며칠 동안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창작극은 출발부터 힘이 든다. 여러 번 상연된 유명한 작품은 어느 정도 이야기 구조가 탄탄하다고 검증되어 있다. 그에 비해 창작극은 처음부터 이야기를 짜임새 있게 만들어야 한다. 이미지가 강한 작품이라고 해도 연극인 이상, 작가의 의도는 있다. 따라서 구성 자체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연출까지 잘 하려고 애를 쓴다면, 초연은 그야말로 도전이 된다.

한 귀로 흘려들을 수 없는 이야기도 있었다. 서울의 연극판에서는 ‘드라마투르기(dramaturgy)’가 보편화돼 있는데 대구는 어떠냐고 질문을 받았지만, 흔쾌히 답할 수 없었다. 대구 공연에서 ‘드라마투르거’라는 이름의 제작진을 본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평론이 공연 이후에 연극과 공생한다면, 드라마투르기는 공연 과정에서 상생한다. 그러나 지역에서는 그 과정을 찾아보기 어렵다. 많은 극단은 극단 내에서 창작된 희곡을 가지고 내부 구성원과 공연을 완성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는 객관적인 시선이 개입할 여지는 거의 없다. 그러니 가능하다면 창작극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드라마투르기와 같은, 객관적인 시선으로 작품을 볼 수 있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지역을 가리지 않고 희곡작가는 드물고, 창작극은 성공하기 어렵다. 평론가들마저 좋은 작가와 희곡 작품이 부족하다고 걱정할 정도다. 그러니 희곡 창작으로 이어지는 아이디어는 하나하나가 소중하며, 그 아이디어를 가지고 하나의 희곡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중요하다. 그래서 드라마투르기와 같은 작업이 꼭 필요하다. 이러한 작업은 공(功)을 나누기 위한 방편이 아니다. 오히려 희곡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이다. 희곡의 완성도가 높아지면 탄탄한 서사나 구성으로 인해 초연의 성공 가능성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 대구에서 연극을 만드는 새로운 바람이 불었으면 한다. 각자의 위치에서 연극으로 결과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연극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자리가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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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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