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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취업 때문에, 승진 때문에” 반쪽 한글사랑

2019-10-09

세종대왕 눈물 흘리는 한글날
한국어 자격증 취득은 계속 열풍
작년 시험 응시자수 30만명 넘어
성인 75% “국어실력 중요 경쟁력”

20191009

공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천모씨(여·26)는 최근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해당 자격증이 취업시장에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어 자격증은 1급부터 무급까지 시험성적별로 급수가 다르다. 실제 시험이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어휘와 많이 달라 대학생임에도 무급을 받는 학생들도 많다는 게 천씨의 설명이다. 천씨는 “한국어 능력시험은 1년에 딱 4번만 볼 수 있다. 올해 마지막 시험이 2주 정도 남았다”며 “취준생들은 토익 등 기본적인 스펙은 준비가 됐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생소한 한국어 자격증을 따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제는 ‘국어 자격증’ 시대다. 취준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취업 대상인 공기업, 공단, 정부 기관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한국어 자격증은 필수가 됐다.

실제 경찰청, 도로교통공단, 일부 지자체,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전력 등은 해당 자격증을 채용과 승진 등에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어자격증시험 응시자 수가 30만명이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어 능력 시험 1급을 소지한 권모씨(37)는 “지금 직장을 다니고 있지만 공기업 입사를 위해 꾸준하게 한국어 능력 시험을 봤다”며 “기업에 입사했지만 근로과다 등의 이유로 이직을 준비하는 주변 사람들도 한국어 능력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문법, 한자어, 사자성어 등 자격증을 얻기 위해 준비해야 할 시간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1급은 획득하기 어려운 자격증”이라고 말했다.

한국어 능력시험은 싸이, 방탄소년단 등의 인기에 힘입어 외국인 응시자 수도 늘고 있는 추세다. 국내 유명 가수들의 노래 가사를 해석하거나 따라부르기 위해 한글을 공부한다는 것.

한국인 성인남녀도 정확한 한글 사용이 취업, 승진 등에 유리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잡코리아가 성인남녀 2천4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성인남녀 4명 중 3명이 국어실력이 중요한 경쟁력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실력이 중요한 경쟁력이라고 실감하는 순간이 언제냐는 질문(복수 응답)에 ‘적당한 말, 어휘가 생각나지 않아 곤란스러울 때’(49.6%)가 가장 많았다.

성인남녀 62.5%는 평소 ‘국어실력 향상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 노력(복수응답)으로는 ‘꾸준한 독서’(53.7%)가 가장 많았고 ‘신문·뉴스 시청’(49.2%), ‘사전 검색, 국어사전을 찾아보는 등 어휘에 관심을 둔다’(33.5%) 등으로 나타났다.

박현수 경북대 국문학과 교수는 “SNS의 발달로 일반인이 가장 많은 글을 쓰는 시대다. 자신의 의사를 표현함에 있어서 더 명확한 뜻을 전달하기 위해서도 한국어 공부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한글을 바로 쓰는 문화가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 역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성인남녀가 자주 헷갈리는 맞춤법(복수응답)은 ‘띄어쓰기’(39.8%)가 1위를 기록했다. ‘되 vs 돼’(38.5%), ‘이 vs 히’(17.8%), ‘왠지 vs 웬지’(15.6%), ‘던지 vs 든지’(15.3%)도 헷갈리는 맞춤법으로 꼽혔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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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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