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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그저그래서 다행

2019-10-30
[문화산책] 그저그래서 다행
이지영<극단 한울림 배우>

정치인들이 선거철에 자신을 알리는 방식은 각양각색이다. 그중 가장 쉽고 쏙쏙 박히는 것이 있다면 국민들에게 익숙한 대중가요에 후보 이름을 넣어 홍보하는 방법이다. 그 사람을 뽑든 안 뽑든 ‘기호 ○번 ○○○’이라는 노랫가락은 나도 모르게 선거기간 머릿속에 들어와 있다. 그래서 선거철엔 그 해에 가장 히트치는 노래가 선거송으로 둔갑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저러한 생각을 하다 보니 정말 모든 예술은 정치와 너무나 친하면서도 너무나 비판스럽다. 어떤 노래들은 선거 유세용으로 쓰이고, 또 어떤 노래들은 정치를 비판하는 민중가요로 불린다. 각종 국가 정치행사에는 예술단체들이 대거 등장하고, 다른 한편에는 정치를 비판하는 공연들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예술만큼 쉽고 매력적인 장치는 없기에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겠지만 왠지 씁쓸하다.

몇년 전 정치계 블랙리스트 명단에 예술인들이 대거 등장했다. 대중에게 좀 익숙한 사람도 있고, 잘 모르는 사람도 있었다. 활발히 활동하던 일부 예술가들은 블랙리스트 이후로 TV 혹은 공연예술계에서 설 자리를 잃었다는 억울함도 호소했다. 그분들을 잘 모르지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저 사람들 모두가 정말 억울한 순수함인가? 물론 정치적 상황만을 보면 일방적으로 당했다. 하지만 내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정치와는 상관없는 그 예술적 비판의 순수함이다. 그들을 보면 모두가 조금은 한자리 잡은 사람들이다. 혈기 하나로 버티던 청년기가 지나 어떤 분야에서든 자리를 잡은 사람들. 그들도 젊었을 때는 분명 순수한 마음으로 사회의 부당함을 토로했을 것이다. 근데 현재도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사회의 부당함을 토로하는 것인가. 아마 아닐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지위와 권력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더 많은 것을 가졌음에도 옛날과 똑같은 자세로 사회의 부당함과 부조리를 꼬집는 건 이상하지 않은가. 자기가 가진 것이 많아지면, 달라진 자신을 인정하며 다른 자세로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난 가졌다고 솔직히 얘기하면서 새롭게 비판하고 꼬집어야 한다.

나는 나에게 권력과 명예가 없는 것이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지금 내가 권력이나 명예를 갖게 된다면, 세속적이고 팔랑개비 같은 인간인 나는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할 것 같기 때문이다.

우스운 얘기지만 내가 바라는 물질적 성공은 누가 날 보면 ‘저 사람 잘하긴 잘하는데…. 이름이 뭐였더라’가 되는 것이다. 내 만족은 있지만, 특별히 잘 보일 필요는 없는 사람. 물론 나도 내가 인격적으로 더 성장하길 바라지만, 지금의 나를 냉정히 보자면 내가 그저 그런 사람이라서 진짜 다행이다. 이지영<극단 한울림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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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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