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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툰베리를 위하여

2019-10-31
20191031

우리는 이 지구 위에서 천년만년 살 것처럼 건방을 떨지만 1.5℃를 지킬 탄소 예산이 겨우 8년 반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고 합니다. 탄소 예산이란 지구의 평균 온도가 1.5℃ 이상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넘지 말아야 할 지구 전체의 이산화탄소 배출 총량입니다. 1.5℃를 지키기 위해서는 420기가t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 안 되는데, 이제 350기가t만 남아 있습니다. 이대로 간다면 8년 반 만에 이 탄소 예산은 소진됩니다.

미국국립과학원회보는 마지노선 2℃를 넘을 경우 자카르타, 부산, 가와사키, 뉴욕 등에서 침수사태가 발생한다고 경고했습니다. 뜨거워지는 지구로 인해 2100년에는 해수면이 최고 238㎝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합니다. 80년 뒤의 일은 우리 일이 아니라며 우리는 눈앞의 일에만 흥분합니다. 정말 정신 차려야 합니다. 아이들을 사랑한다면 지금 당장 행동하라는 툰베리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우리 은하에는 약 1천억개의 별이 있습니다. 이런 은하가 우주에는 또 1조개가 더 있다고 합니다. 우주의 관점에서 보면 지구 하나 사라지는 것은 먼지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우주의 먼지가 우리 지구이며 우리는 지구라는 먼지의 먼지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주를 품고 있는 먼지입니다. 신도시니 재개발이니 공항이니 고속전철이니 온갖 개발에 몰두하는 이 정권도 제발 정신 차려야 합니다. 지구가 먼지처럼 한 방에 훅, 가는 일을 우리가 거들고 있지 않는지 성찰해야 합니다. 우리는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4위, 이산화탄소 배출량 세계 7위의 기후악당국가입니다. 한티재에서 발간한 기후위기 비상행동을 위한 긴급 메시지, ‘1.5 그레타 툰베리와 함께’에 실린 저의 졸시 일부를 소개하며 글을 마감합니다.

“요가를 하며 알게 되었다/ 멀리 뻗으려면 힘을 빼야 한다는 것을/ 빨간 사과 한 알도/ 힘을 빼야 나무에 잘 매달릴 수 있고/ 이슬도 힘을 빼야/ 햇빛이 올 때까지/ 오래 매달려 있을 수 있다/ 인간 백 년도 사과처럼 이슬처럼/ 이 무위의 투명한 바탕 위에 잠시 다녀갈 뿐이다/ 자연은 인간의 것만이 아니다/ 땅속 벌레와 숲 속의 동물과 공중의 새와/ 물속을 헤엄치는 물고기들의 것이다/ 끝없는 욕망을 추구하는 인간의 이기심은/ 문명을 발전시키는 엔진이 되었지만/ 자연을 파괴하고 기후를 망쳐놓았다/ 이제는 근대 이래로 과로를 해온 욕망의 엔진을/ 좀 쉬게 할 때다/ 이윤이 있는 곳이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덤벼드는 저 자본의 힘을 빼야 할 때다/ (중략) 백 년 후에도 저 숲은 푸르고 나무는 춤출 것인가/ 사과는 여전히 붉게 자라고 이슬은 영롱할 것인가/ 낯 두꺼운 저 자본의 힘을 우리가 빼지 않는다면/ 망해가는 이 세상을 구할 수 없다/ 지금 당장 행동하고 저항해야 한다”(김수상 ‘지구를 위한 요가’ 부분)

무위자연의 정치를 하는 진인들은 언제 우리 곁에 올까요. 달리는 고속철이 아니라 밤하늘의 별들을 보여줄 정치는 없는지 아득하기만 합니다.

김수상(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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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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