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191121.010230812220001

영남일보TV

  • 유영하 국회의원 대구시장 출마선언 “대구의 내일을 여는 길, 함께 해주시길...”
  • 경주시 문무대왕면 산불, 재발화 진화… 잔불 정리 지속

[문화산책]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

2019-11-21
[문화산책]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
최덕수<대구도시철도공사 차장>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카드사의 카피로, 한때 유행한 말이었다. 요즘 여행을 권유하는 말로도 많이 사용된다.

여행이 보편적 여가생활이 되고 저가항공사의 등장으로 해외여행이 일상화된 요즘, 여행의 가치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이국의 풍경과 새로운 문화를 접하면서 견문을 넓히는 것이 해외여행의 가장 큰 가치일 것이다. 그러나 요즘 해외여행을 소개하는 TV 프로그램은 먹고 마시는 즐거움만 강조하는 듯하여 아쉬움을 준다.

이국적 문화를 체험하는 것 못지않게 여행 중 사람을 만나는 것도 여행의 큰 기쁨이다. 내가 중국 여행에서 만난 무리핑도 그러한 사람이다. 중국 쑤저우시 동산진의 ‘검소함을 보배로 삼는 집’이라는 의미를 지닌 ‘보검당(寶儉堂)’에서 만난 사람이다. 무리핑은 그 보검당을 관리하는 경리이다. 무리핑은 진실하고 부지런하여 보검당을 살뜰히 관리하고 있었다.

그녀는 우리가 저녁 늦게 도착하여 관람시간이 지났음에도, 다시 전등을 켜고 집안 구석구석을 자세히 안내하였다. 그리고 저녁 식사 후 차로 1시간 거리의 쑤저우역까지 직접 운전하여 배웅하는 정성을 보이기도 하여 감동을 주었다. 보검당이 자리한 동산진 육항고촌(陸巷故村)은 태호(太湖)의 호반에 있는 풍경구로, 경치가 매우 수려한 곳이다. 이곳에 자리한 보검당은 북송시대 섭씨의 별원이었고, 남송시대 섭몽득(1077~1148)이 살았던 곳이다. 보검당이라는 이름은 명나라 때에 정해졌다. 섭몽득은 고위관리이면서 문학에도 능해 송사(宋詞)를 잘 지었다.

‘논어’에 나오는 ‘검소와 절약으로 곤란함을 겪는 경우는 드물다(以約失之者鮮矣)’라는 구절을 생각나게 하는 장소이다. 집안 곳곳에는 자손들에게 검소함과 성실함을 가르치는 주련(柱聯)이 걸려 있었다. 보검당은 중국 전통주택 양식을 보존하면서 현대적 샤워시설 등 편의시설까지 갖추고 있어 편안한 고택체험도 가능한 곳이다. 한옥 체험을 하는 우리나라 종가에서도 참고할 부분이 많다.

집은 물리적 공간이지만, 그 속에 사는 사람의 정신을 담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집 이름의 의미를 중요시 하였다. 온갖 화초가 만발한 정원과 달빛에 물든 연못을 바라보며 감상에 젖기도 하였다. 이런 장소에서 삶을 재충전할 수 있는 감동을 느끼는 것이 보람 있는 여행의 가치가 아닐까? 해외여행이 단순한 소비행위와 즐김이 아니라 새로운 충전과 견문을 넓히는 시간이 되기 위해서는 여행자의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매스컴이 보여주는 여행의 모습도 삶의 의미를 생각하며 재충전하게 되는, 견문을 넓히는 계기가 되는 내용들이면 좋겠다.
최덕수<대구도시철도공사 차장>

기자 이미지

이은경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