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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고추가 맵다’라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소극장 뮤지컬 ‘에비뉴 큐’가 초대형 블록버스터 뮤지컬 ‘위키드’를 물리치고 2004년 토니상을 거머쥐게 되는 놀라운 사건이 벌어진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이변이었다. ‘제프 막스’와 함께 공동 작곡·작사를 맡은 서른 살 ‘로버트 로페즈’는 순식간에 브로드웨이에서 명성을 얻게 되고 몇 해 후 동생 빌리와 공동작업한 ‘원더 펫’으로 에미상을 받으며 뮤지컬 작곡가 행보의 ‘서막’을 알린다.
한편, 뮤지컬 ‘에비뉴 큐’가 오프-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중이었던 2003년 여름, 애니메이션 ‘사우스파크’ 창작자 ‘파커’와 ‘스톤’이 뉴욕 출장 중 ‘에비뉴 큐’를 관람하게 되면서 작곡가 ‘로페즈’와 인연이 시작되는데 그 길로 ‘북 오브 몰몬’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세 명이서 함께 만든 이 작품은 7년 가까이의 디벨롭(develop)을 거쳐 마침내 2011년 토니 어워즈에서 베스트 뮤지컬상을 받고 그래미상까지 수상하며 흥행에 대성공을 거두게 된다.
‘로페즈’가 동료들과 작곡한 두 뮤지컬 ‘에비뉴 큐’와 ‘북 오브 몰몬’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전반적으로 곡 안에 말장난이 많고 풍자를 섞은 19금이 많다. 그에 비해 크리스틴과 함께 만든 ‘겨울 왕국’의 경우 동심이 가득한 음악들이 주를 이루는데 이는 자신의 아내이자 공동 크리에이터인 그녀의 역할이 한몫했음을 알 수 있다. 부부의 공동작업으로 만들어낸 겨울 왕국의 삽입곡인 ‘LET IT GO’가 메가 히트를 치게 되고 오스카상도 수상하며 마침내 ‘EGOT’의 멤버가 된다.
‘EGOT’는 Emmy(텔레비전), Grammy(음악), Oscar(영화), Tony(뮤지컬·연극)의 앞 글자를 딴 약자로, 이 4개의 상을 모두 받은 사람으로는 뮤지컬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를 포함해 역사상 단 15명밖에 없다. 그중 최단 기간, 최연소 달성자로 12번째에 이름을 올린 사람이 바로 뮤지컬 작곡가 로버트 로페즈다.
가만 보면 그의 작품에는 공동 창작자가 늘 있다. 제프 막스와 만든 소형 뮤지컬이 대형 뮤지컬을 꺾고 토니 뮤지컬상을 받고, 동생 빌리와 만든 ‘원더펫’의 삽입곡으로 에미상을 수상하며, 잘나가는 제작자 듀오와 우연찮게 만나 만든 작품이 그래미상을 수상하는가 하면, 사랑하는 아내와 만든 프로즌의 ‘렛 잇 고’는 그래미 어워즈까지 휩쓸게 된다.
뉴욕대 세미나에서 로페즈를 만난 적이 있다. 수더분하게 보이는 그는 인터뷰 내내, 파트너인 자신의 아내와 주변 사람들에게 공을 돌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그가 만들어 내는 음악만큼이나 그의 성품도 참 따뜻한 사람임을 느낄 수 있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고 있어 감사하다는 그를 보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은가? 그렇다면 본인 먼저 좋은 사람이 되게나.”
이응규 (EG뮤지컬 컴퍼니 대표이사)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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