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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모두들 어디 있는거야?

2019-12-23
[문화산책] 모두들 어디 있는거야?
김영준(TBC 제작팀장)

밤 11시 편의점 문이 열렸다. “어이 아들 맥주 어딨어?” “오밤중에 웬일이세요? 또 엄마랑 싸웠어요?” 식품 진열대를 정리하던 아들 K가 아버지 K에게 맥주캔 하나를 건네며 물었다. “난생처음 미국 여행 가는데 남들 다가는 뉴욕이 뭐냐? 뉴욕이.” “아버진 어딜 가고 싶은데요?” “네바다!” 네바다에는 ‘에어리어 51’이라 불리는 민간인 출입 금지구역이 있다. 그룸레이크 공군기지 주변 군사지역인데 음모론자들은 이곳에서 UFO를 많이 목격했고 사로잡힌 외계인의 생체실험을 한 곳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지금은 외계인들이 지구를 방문할 때 쓰는 정거장이지.” “아버지 혹시 ‘맨 인 블랙’보셨어요?” “우리 동네에도 외계인이 있어. 아래층 박씨도 수상해. 인간이라기엔 귀가 너무 예민해.” “그건 층간 소음 문제라니까요.” 그 말을 들은 아버지 K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럼 대체 모두들 어디 있는 거야?”

이건 ‘페르미 역설’이다. 1950년 페르미는 4명의 물리학자와 함께 식사를 하면서 우연히 외계인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우주의 나이와 크기를 고려할 때 외계 문명이 적어도 100만 개는 존재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런데 외계인들은 왜 지구에 나타나지 않을까? 대체 그들은 어디 있는 거냐고 질문을 던졌는데 이것이 바로 ‘페르미 역설’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외계 문명이 있을 가능성은 높지만 만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2016년 과학 학술지 네이처는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항성인 프록시마 센타우리에서 지구를 닮은 행성을 관측했다고 발표했다. 이곳에 외계 문명이 있다고 치더라도 태양에서의 거리는 빛의 속도로 달려도 4년 넘게 걸린다.

“그럼 광속 우주선을 개발하면 되지.” 아버지 K가 맥주캔을 비우며 아들을 쏘아보았다. “광속이라는 게 물리적으로는 불가능해요. 만약 야구공을 빛의 속도로 던진다면 공기 중에 있는 산소, 질소와 부딪혀서 핵폭발이 일어나요. 그럼 우리는 저세상 사람 되는 거죠.” “만약 공간을 접거나 차원을 넘나드는 기술을 가진 외계 문명이라면?” 아버지 K의 논리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데 이번에는 시간을 고려해야 한다. 지난 8월 미국천문학회 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우리가 외계인을 만날 수 없는 이유는 약 1천만년 동안 그들이 지구를 방문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이미 외계인들은 불모지나 다름없던 지구를 오래전에 탐사하고는 흥미를 잃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주의 나이가 약 137억년이라고 보았을 때 지구상에 문명이 탄생한 지는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젠 좀 믿으세요.” “아냐 못 믿어!” 맥줏값을 계산하며 아버지 K가 덧붙였다. “그런데 우리 아들은 믿어. 다음 주에 면접 있지? 잘 보고 와라.”김영준(TBC 제작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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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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