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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타인의 책

2020-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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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책 표지 챌린지'라는 게 유행인가보다. SNS를 돌아다니다 보면 책 표지를 찍어 올린 사람들의 게시물이 보인다. 사진 아래에는 이런 문구가 따라붙는다. "○○○님의 권유로 책 표지 챌린지에 참여합니다. 7일 동안 하루에 한 권씩 좋아하는 책의 표지를 올립니다. 설명도, 독후감도 없이 이미지만 올리고, 하루 한 명의 페친에게 이 챌린지에 동참할 것을 권유합니다. 이 챌린지가 독서문화 확산에 기여하기를 희망합니다. 오늘은 ○○○님께 챌린지 동참을 권유합니다."

잘은 모르지만 이 캠페인은 외국에서부터 시작한 듯하다. '#7days7cover' 해시태그를 검색해보면 영어로 작성된 글의 양이 압도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그렇게까지 활발한 것은 아니지만, 드문드문 게시물이 올라오면 나의 지인들이 어떤 책을 소장하고 있는지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교보문고 바위에 새겨진 문구처럼 독서 취향은 사람의 세계관을 보여주기 때문에, 누군가가 즐겨 읽는 책의 종류를 안다는 것은 그 사람을 절반 정도는 안다는 말이 되기도 할 것이다.

작년에 처음으로 시작한 취미 활동이 있는데 바로 사회인 독서모임이다. 평소 나와 같은 인문학계 종사자들과 함께 독서모임(이라기보다는 스터디에 가까운)을 해오고 있던 터라, 또 같은 종류의 모임에 나가는 것을 의아하게 여기는 친구들도 있었다. 그러나 내가 그곳에 발을 들인 것은 다름 아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어서였다. 기존에 하고 있는 모임들은 전문적인 내용을 깊이 파고든다는 점에서 나에게 도움이 되었지만, 늘 비슷한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끼리만 소통하는 것이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내가 참여한 모임은 비교적 규모가 크고 시스템이 잘 정립되어 있는 편이다. 주 1회 정모에서 각자 읽은 책을 소개하고 다른 참여자들과 함께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날 소개된 책은 모임 앱으로 다시 한번 공유된다. 그곳에서 느낀 것은 그동안 내가 지나치게 책을 편식해왔다는 것이다. 정신과 의사가 읽는 심리학서와 취업준비생이 공부하는 스피치 노하우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세상에는 너무나도 다양한 책과 사람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자기계발서는 다 뻔하겠지, 과학 책을 읽는 사람은 따분할 거야, 같은 나의 편견은 산산조각이 났다.

머릿속을 환기하고 싶을 때 나는 그곳을 찾는다. 주변에서 동창생, 같은 교회나 절의 신도들, 아파트 입주민끼리 독서모임을 꾸리는 경우를 종종 본다. 거창한 준비 없이도 시작할 수 있다. 책과 사람만 있으면 된다.

김세연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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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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