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우울증 환자 급증…방치하면 생명마저도 위협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격리된 일상 또는 이에 비롯된 일상의 변화 탓에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한다. 코로나19가 대유행했던 올해 상반기에 우울증과 고의적 자해, 자살 신고 건수가 늘어나며 수치상으로 확인됐다.
지난 9월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 상반기 고의적 자해로 병원 진료를 받은 건수는 1천76건으로 지난해 상반기(792건)보다 35.9%나 늘어났다. 시·도별로는 서울과 경기가 각각 319명, 258명으로 가장 많았다.지난 6월까지 코로나19 발생률이 높았던 대구가 60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우울증 진료 인원은 59만5천72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는 같은 기간 28.3%나 늘어나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30대도 전년 대비 14.7% 증가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상반기 112신고센터에 접수된 자살 신고 접수 건수는 4만2천291건으로 지난해보다 1천170건 늘었다.
이호준 계명대 동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 시대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다. 코로나 블루 극복을 위해서는 일상을 유지하려는 노력과 서로를 지지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자신이 코로나 블루로 극심한 고통을 받는다면 꼭 전문가와 상담을 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코로나 블루는 막연한 감정이 아니라 코로나19 시대에 나타나는 사회 전반적인 현상이고 실질적인 질환이다.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고 치유하고자 여러 가지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직장에서는 '랜선 회식'을 진행하고 각 지자체에서는 다양한 '온택트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증상이 있다면 적극적인 치료와 상담이 필요한 때다.
우울증은 누구나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마음의 감기'라고 불리지만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코로나 블루도 방심하고 방치한다면 코로나19와 같이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이 될 수도 있다. 코로나 시대 속 '블루', 그 어느 때보다 서로를 지지하고 도우며 극복해 나간다면 우울의 블루가 아닌 어느 영화의 제목처럼 가장 따뜻한 색, '블루'가 되지 않을까.
글·사진=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윤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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