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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소망을 담은 미술

2021-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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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숙〈미술평론가〉

가까운 지인 가운데 새해에 꼭 이루고 싶은 소망을 '노처녀 탈출'이라 답하는 이가 있다. 대부분의 새해 소망이라면 일이나 학업·건강 등인데, 구체적인 소망이라 다소 어색하지만 재미있는 대답이었다. 자세하고 구체적인 소망을 말할 수 있는 연유는 그만큼 간절히 바라던 것이라는 의미다.

구석기시대부터 이어져 온 미술은 인간의 생존본능으로부터 시작했다. 구석기인의 소망은 이를 나타내는 미술과 불가분의 관계였다. 대표적인 사료(史料)가 사냥의 성공을 기원하는 회화인 프랑스 라스코 동굴벽화, 스페인 알타미라 동굴벽화, 조각상으로는 빌렌도르프의 비너스가 있다.

동굴벽화의 경우 세부적인 형태묘사와 더불어 색채의 농도를 달리한 원근감 표현은 매우 회화적이며 생생한 현장감마저 느껴진다. 알타미라 동굴벽화에 그려진 사냥의 대상인 소는 뿔과 발굽의 묘사와 털의 모습이 검은색으로 실재감 있게 표현되었다. 또한 전체적으로는 붉은색이나 등과 얼굴 부분이 더 붉게 채색되어 사실성이 고조되는 작품이다.

동굴벽화가 오랜 시간이 지나도 형상을 유지하는 까닭은 내구성이 높은 광물질로 채색했기 때문이다. 명확히 알 수는 없지만, 지배적인 설은 사냥을 위한 주술적 그림이라는 것이다. 구석기시대 사냥은 생사가 달린 과업이었다. 이들은 사냥으로 인해 목숨을 잃거나 다치기도 했으며 실패했을 경우 공동체 일원이 굶는 일이 비일비재 했을 것이다.

한편 1909년 오스트리아의 빌렌도르프 지역 철도 공사 현장에서 발견된 원시 조각작품 빌렌도르프의 비너스는 11㎝ 정도의 작은 조각품이다. 얼굴과 표정이 생략되었다. 얼굴과 머리 부분은 전체적으로 작은 구슬 형상이고 몸은 둥글고 풍만한 모습이다. 이렇게 표현한 까닭은 자손의 번창을 간절히 바라기 때문이었다.

현대사회에 이르러 과학의 발달로 주술문화는 사라져갔다. 원하는 바를 이루는 것이 인간의 힘으로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인의 소망은 막연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아주 작은 목표의 힘'의 저자 고다마 미쓰오는 처음부터 큰목표를 세울 게 아니라 실천 가능한 구체적이고 작은목표를 세워 그것들을 달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소망도 마찬가지다. 현실범위 안에서 작고 명확한 소망들을 설정하고, 이를 하나씩 이뤄 가보면 언젠가 큰 꿈 앞에 도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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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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