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웨이스트' 실천중인 저자, 생활 속 쓰레기 줄이는 법 제시
혼자 하기 막막하다면 지인들과 연대하는 방법도 좋다고 강조
소일 지음/ 판미동/ 260쪽/ 1만5천800원 |
한국의 2018년도 생활 폐기물 발생량은 1인당 하루 평균 1.06㎏이었다. 지난해는 이보다 훨씬 늘어났을 것이다. 우리는 오늘도 엄청난 쓰레기를 만들며 살고 있다. 이런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
출근길 손에는 일회용 컵에 담긴 커피가 들려 있다. 지구 환경을 생각해서 텀블러를 챙기기도 하지만 잊어버리기 다반사다. 그러면서 우리는 플라스틱을 가득 삼키고 죽은 고래를 위해 기꺼이 후원한다. 모순적이지만 현실적인 모습이다. 이런 우리가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는 게 가능할까?
이 책은 때때로 배달음식도 먹고 일회용품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지구 환경을 걱정하는 평범한 우리를 위한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안내서다. 개인의 '1'은 별것 아니지만 전 세계 사람들이 '1'을 줄인다면, 전 세계의 쓰레기가 100분의 1만큼 줄 것이다. 100분의 1만큼 자원을 아낄 수 있고 환경 오염도 줄일 수 있다. 불필요한 빨대 사용을 하지 않고, 비닐봉지 대신 손수건을 쓰는 일은 번거로움을 수반하지만 그만큼 보람도 따른다.
저자는 혼자 하는 것이 막막하다면 쓰레기 줄이는 데 관심이 많은 친구를 만들어 연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가 시작한 인스타그램 '#같이쓰레기줍기' 캠페인은 그런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동네 산책 중에 버려진 쓰레기 하나를 줍고 인증사진을 찍는다.
저자가 안내하는 방법을 하나씩 따라가다 보면, '나만의 제로 웨이스트 방식'을 찾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제로 웨이스트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2016년부터 '쓰레기 없는 삶'을 꾸준히 실천해 오고 있다. 일본의 쓰나미에 이어 경주 지진의 여파까지 겪은 후 저자는 물건에 관한 새로운 인식을 하기 시작했다. 한 번도 읽은 적 없는 책과 한 번도 써 본 적 없는 찬장의 그릇들이 과연 나에게 필요한 것들인가에 대해 질문하기 시작한 것이다. 저자는 삶에서 필요 없는 것들을 덜어내는 과정에서 물건을 줄이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삶임을 깨닫는다.
이 책에는 장보기, 외출하기, 여행하기, 사회생활 하기, 취미생활 하기 등 일상생활을 영위해 나가며 실천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제로 웨이스트 방법들이 망라되어 있다.
5년 동안 '쓰레기 완전 없애기'를 실행해 온 저자는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삶에 있어 고수에 가깝지만, 결코 우리에게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하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고 이야기한다. 그 많은 쓰레기를 제로로 만드는 것은 사실상 비현실적이고 이상적인 목표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100에서 90으로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노력, 그것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삶이란 것은 저자의 말마따나 현실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쓰레기를 하나라도 줄이려는 노력은 가능하다. 저자는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지만, 그 시간을 통해 오늘날 제로 웨이스트를 처음 시작하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 롤모델이 되기에 이르렀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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