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10914010001760

영남일보TV

  • 유영하 국회의원 대구시장 출마선언 “대구의 내일을 여는 길, 함께 해주시길...”
  • 경주시 문무대왕면 산불, 재발화 진화… 잔불 정리 지속

[문화산책] 도덕의 계보학

2021-09-15

2021091401000434900017601
한종해〈대구경북영화영상 사회적협동조합 사무국장〉

항간의 화제인 드라마 넷플릭스 드라마 '디피(D.P.)'를 나도 얼마 전 한꺼번에 몰아봤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이, 특히 각 당의 대선 후보들이 너도나도 한마디씩 입을 대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보았다.

아직도 아주 가끔 군대에 또 가는 꿈을 꾸는지라, 군대 이야기를 굳이 찾아가며 보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다.

'디피'는 탈영병 추적조 이야기다. 거칠게 정리하면 탈영병 '추적조'의 이야기와 그 과정에서 쫓기는 '탈영'의 내막에 관한 이야기다.

드라마는 '왜 탈영이 일어나게 됐는가'를 묻고, 우리의 대답은 '어떻게 그것을 막을 수 있는지'에 모아질 수밖에 없다. 아마도 그래서 대선 주자들이 한마디씩 거드는 것일 터.

하지만 이 드라마가 던지는 문제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드라마 속 대사들처럼 "나라를 지키라고 보낸 군대에서 애를 때리고 괴롭혀서 탈영했다"거나 "군대에 오지 않았으면 탈영할 일도 없지 않았는지"자문하는 이상의 무언가를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디피'가 시간을 드러내는 방식은 좀 특이하다. 우리에게 익숙한 '○○년 ○월○일'이 아닌 'D-○'! 이 드라마의 시간은 입대일과 전역일이라는 두 단절을 기준으로 디데이로만 계산된다. 마치 감독은 정해진 시간 계산에 문제가 발생하는 순간이 곧 '입영 기피'이거나 '탈영'의 순간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그리고 우리는 이렇게 이미 정해져 제시되는 특이점의 순간 사이에 모든 문제가 도사리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모든 존재는 적 아니면 아군일 뿐이고, 적과의 관계는 전쟁을 통한 승리만 가능하다.

이를 위해 상명하복이 강제되는 시공간, 다양성과 모호함은 무시되고 제거되어야 하기에 위계 서열 암기가 강제되고, 일사불란함을 위해 다 알면서도 가혹행위가 방관 되는 곳이다.

이런 선악의 이분법과 목적론을 다른 말로 도덕이라 부른다면, 이 드라마가 병영의 모습을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려는 것은 도덕의 지배일 것이다.

병사들이 복창하는 복무 신조에 등장하는 국가, 자유민주주의, 조국 통일 같은 가상의 개념에 가치를 두는 도덕은 꽤 오랫동안 우리를 짓눌러 왔다. 그러니 탈영 문제의 근본적 해결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드라마 속 대사처럼, "뭐라도 해야지"
한종해〈대구경북영화영상 사회적협동조합 사무국장〉

기자 이미지

한종해 대구경북영화영상 사회적협동조합 사무국장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