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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사과를 '눈'이 아닌 '맛'으로 먹어야 합니다."
서병진 대구경북능금농협 조합장은 사과 유통 시장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인건비 절감을 통해 농가 소득을 창출하고 소비자에게 보다 더 신선한 과일을 공급하기 위함이다.
'꼭지 달린 사과'를 먼저 예로 든 그는 "과수 운송 중 손상을 막기 위해 꼭지를 자르기 시작한 것이 1970년대부터 관행적으로 꼭지를 절단한 사과를 출하하고 있다"며 "신형선별기 도입과 스티로폼 난좌 출하 증가 등 운송 중 과수의 손상 발생 가능성은 낮다. 또한 꼭지를 절단한 채 과수를 출하하면 추가 노동력으로 연간 190억원의 비용이 투입돼 농가의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사과 수확기 농가에 투입되는 농가의 35% 정도가 꼭지 절단 작업에 투입된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계절 근로자 입국 등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더욱 더 큰 부담이다. 서 조합장은 "해외에서는 대부분 사과 꼭지가 있는 상태로 유통하거나, 오히려 꼭지 절단 사과는 불량품으로 취급한다"며 "'꼭지 절단 사과'는 절단면을 통해 수분 이탈이 발생하거나, 과중과 함수율 감소가 빠르게 발생한다. 사과를 '눈'이 아닌 '맛'으로 먹어야 한다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서 조합장의 지론은 '사과 색깔'로도 이어진다. 소비자가 '빨간 사과'를 더 많이 선호하지만, 이로 인한 과도한 착색 작업은 농가에는 큰 부담이고, 착색제·반사 필름 등을 사용하기 때문에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는 "사과 전면이 빨갛게 착색되지 않으면 높은 값에 출하하기도 쉽지 않은 현실"이라며 "'자연 그대로의 사과'는 햇빛·비·바람·서리 등에 자연스레 노출되면서 과육이 단단해져 식감도 더욱 아삭하고 당도와 산미도 잘 조화돼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다"고 했다. 또 "생산자 입장에서 사과 전면이 착색된 상품을 내놓기 위해선 연간 수백 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소비자는 맛과 품질이 떨어지는 과일을 먹을 수밖에 없다"며 "'눈'이 아닌 '맛'으로 사과를 먹어야 사과의 본맛을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 조합장은 "대구경북능금농협은 앞으로 착색제를 사용하지 않아 맛과 향이 우수한 사과를 꼭지째 수매해 적정한 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양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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