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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이슬〈DIMF 홍보·해외업무 담당〉 |
2019년 봄,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의 화재 소식이 전 세계 뉴스 지면을 뒤덮었다. 무너져가는 지붕이 촬영된 현장 속보를 보고 있자니 속이 체한 듯 답답하고 눈물이 났다.
역사적인 문화유산이 소실된 슬픔도 물론이었지만, 노트르담 대성당의 존재는 나에게 뮤지컬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그곳 종탑 어딘가 실제로 살고 있을 것만 같은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주인공이 화마로 불타버린 듯한 아픔이었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초연 이래 1천500만명 이상의 관객이 관람했다고 하니 아마 나와 같은 마음인 사람도 꽤 많을 것 같다.
세기말 혜성처럼 등장한 '노트르담 드 파리'는 뮤지컬의 본고장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 사이 '프랑스 뮤지컬'이라는 독보적인 영역을 굳히며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아름다운 도시 파리, 전능한 신의 시대. 때는 1482년 욕망과 사랑의 이야기". 첫 가사가 말하듯 '노트르담 드 파리'는 파리 시테섬에 있는 대성당을 배경으로 떠돌이 생활을 하는 집시여인 '에스메랄다'와 성당의 종지기 '콰지모도', 신부 '프롤로', 그리고 근위대장 '페뷔스'까지 한 여자를 둘러싼 세 남자의 어그러진 욕망과 비극적인 사랑을 그려낸 작품이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만큼 이야기의 흡입력은 물론 시적인 가사가 일품이다.
여기에 인물들의 고뇌를 표현한 선율과 무대의 바닥과 벽, 공중을 오가는 곡예에 가까운 몸짓을 감상하다 보면 실제 노트르담 대성당의 유구한 역사 속 정말 이들이 존재했을 것 같다는 작은 믿음까지 생긴다.
이토록 멋진 작품의 원천이 된 노트르담 대성당은 다가오는 2024년 파리올림픽 기간 재개관하는 것을 목표로 복구 작업에 한창이라고 한다. 프랑스 국민의 자부심이자 전 세계 뮤지컬 팬들의 가슴 속 살아있는 노트르담 대성당이 아픈 기억을 씻고 찬란한 모습을 되찾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올해 초 코로나19 거리두기로 중단되었던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도 대구에서 연말공연을 재개한다.
모처럼 움튼 공연 소식을 전하며 작게나마 지면을 채울 수 있음에 감사하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이 아픔을 넘어 회복의 길로 걸어가고 있는 것처럼, 코로나19로 잃어버린 시간을 지나 다시금 공연의 기쁨을 마음껏 누릴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고대한다.
전이슬〈DIMF 홍보·해외업무 담당〉
전이슬 DIMF 홍보·해외업무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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