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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뉴스] 코로나시대 더욱 빛난 50~60대 여성의 봉사정신 "나눌 수 있어서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2021-11-24

성현나눔봉사단 2016년 결성...상인 등 회원 50여명 가입
일과 바쁘지만 도움 손길이 필요한 곳 한걸음에 달려가 봉사
홀로 어르신 식사 대접...쓰레기줍기 등 환경정화 활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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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환경 정화에 나선 성현나눔봉사단원들이 파이팅을 하고 있다.


모든 사람의 가슴속에는 '언젠간 나도 남을 돕고 보람 있는 일, 좋은 일을 하고 싶다'라는 바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조금 더 시간이 많아지면, 조금 더 형편이 나아지면'이라고 미룬다. 그런데 여건과 상황이 넉넉지 않아도 몸과 마음으로 손을 내밀어 이웃과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다.

성현나눔봉사단이 그들이다. 2016년 만들어진 성현나눔봉사단은 현재 회원 50여 명으로 대부분 50~60대 평범한 가정주부들이다. 그중에는 식당, 미용실, 옷가게, 떡집 등 시장과 주변 상가의 상인들이 많다. 경제 사정이 넉넉한 것도 아니고 한가한 시간이 많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만큼 그들의 일과는 바쁘지만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면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시간을 쪼개어 한걸음에 달려간다.

홀로 어르신들께 한 끼 식사뿐만 아니라 갈비탕, 삼계탕 등 보양식 대접도 자주 했고, 서부 정류장, 관문시장, 두류공원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쓰레기 줍기, 거미줄 제거 등 환경정화 봉사도 정기적으로 했다. 매년 김장 나누기 봉사와 대구 성서 와룡공원에서 한 달에 두 번씩, 3년간 꾸준히 급식 봉사를 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봉사 활동은 중단되었고, 단원들의 마음도 조금 움츠러들었다. 이때 조동래(JDR디자인건축 대표) 초대회장은 "왜 가만히 있느냐, 이럴 때일수록 더더욱 따뜻한 손길들이 곳곳에 필요하다"며 단원들을 독려했다.

성현나눔봉사단을 만든 조 대표는 "공원이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급식 봉사도 해 봤습니다만, 거동이 어렵거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그곳에 나와서 식사를 할 수 없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말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데도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분들께 '찾아가는 봉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시간이나 경비가 조금 더 들기는 하지만 단원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해 준 덕분에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급식소가 문을 닫고, 모여서 식사를 하는 게 어렵습니다. 일일이 방문해서 건강도 살피고 안부도 묻는 게 그분들께 작지만, 위로되고 응원이 될 것 같습니다"라며 봉사에 관한 소신을 밝혔다.

봉사단원들은 서서히 활동을 재개했다. 맨 먼저 인근의 학교 측과 협의해 가정형편이 어려운 초등학생 4명을 선정, 각 가정에 2주일에 한 번씩 반찬 3종류와 국을 직접 만들어 가져다주고, 방문 때마다 집 안 청소며 곳곳에 손볼 곳도 정비해 주고 있다. 이 봉사는 한 학생당 2년씩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 9월부터는 공동모금회의 지정기부금을 통해 의성, 청송 등 대구 · 경북 인근 5개 지역의 홀로 어르신들께 매주 1회 500인분 정도, 9번의 반찬 봉사를 했다. 반찬을 만들기 위해서 전날 저녁 재료 준비부터 새벽 일찍 조리하고, 식지 않게 용기에 담아 배달하는 데까지,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잔치 치르듯 즐거운 마음으로 했다.
비옷을 입고 버스터미널의 쓰레기를 줍던 날도 봉사단원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이처럼 거의 매주 봉사활동이 있는 봉사단체도 드물 것이다.

이렇게 활발히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은 단원들 간의 결속력이다. 대부분 가까운 동네에 살고 있어서 가족 같은 단원들은 눈빛만으로도 손발이 척척 잘 맞는다. 저녁이면 약속이나 한 듯 사랑방인 '꽃돼지' 식당에 삼삼오오 모여든다. 일상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이웃의 이야기를 전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봉사로 이어지기 일쑤이다. 봉사를 마친 날에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단원들은 한결같이 봉사활동을 통해서 개인마다 삶의 변화를 느끼고 있다고 뿌듯해한다.

이외숙 봉사단장(62, 대구 남구)은 "내가 힘들 때 누군가 내 손을 잡아준다면 그보다 큰 힘이 어디 있겠습니까. 우리의 관심과 따뜻한 마음이 힘들고 어렵게 살아가는 이웃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꽃 중에 가장 아름다운 꽃은 '봉사'라는 꽃이라 생각합니다. 하는 사람의 마음은 행복으로 활짝 피고, 받는 사람에게는 기쁨이 활짝 피니까요"라며 환하게 웃는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세상에서 이웃을 돌아보는 사람들, 바쁘고 힘든 일상 속에서도 봉사로 보람을 찾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 밝게 빛나는 사람들, 성현나눔봉사단, 이들이 있기에 아직은 따뜻하고 살만한 세상이다.
글·사진=양은주 시민기자 yej21@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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