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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순단 (화가) |
나는 집집마다 그림이 걸려있는 대한민국을 꿈꾼다. 미술 작품은 생활용품처럼 당장엔 필요로 하지 않기에 구매 욕구가 낮다. 하지만 그림에는 화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기운과 삶의 철학을 담고 있어 마음에 안식과 평화를 준다.
"초대권을 보고 호텔에서 뷔페 먹으러 가자는 줄 알았잖아. 호텔에서도 전시를 하는 구나."
친구들이 최근 수성호텔에서 열린 호텔아트페어 전시룸을 찾아왔다. 화가인 나도 처음에는 호텔아트페어가 생소했던 기억이 난다. 호텔에 갈 일이 자주 없었으니 더욱 그랬다. 이는 그림이 그만큼 우리에게 가까이 와 있지 않다는 방증이다.
호텔아트페어에선 회화·조각·영상 등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 작품들을 보면서 내가 살고 있는 집안의 인테리어 구성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미술작품은 고급호텔을 이용하는 특정계층을 위한 고가 예술품이 아니다. 그림을 잘 몰라서 못 본다고 하는 생각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그림은 지식으로 파악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보고 느끼면 된다. 그림을 지식으로만 볼 수 있다면 그림이 아니다. 미술 작품에 관한 지식이 없다고 생각되니, 그림을 보러 가는 것뿐만 아니라 구매하고픈 욕구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 아닐까. 물론 그림에 대한 지식이 있다면 지혜롭게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이 보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한다.
우리의 교육은 주입식 교육 탓에 그림을 눈으로 보지 않고 지식으로 보게끔 한다.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표현하는 것에 어색하다. 틀리면 안 되는 시험을 치르듯이 그림을 본다. 외우기식 교육에서 벗어나 마음껏 표현하고, 궁금한 것을 질문하고 토론하는 교육이 되었으면 한다.
작가는 자신이 보았거나 느꼈거나, 생각한 것을 그림으로 표현한다. 때로는 무의식과 꿈에서 겪은 것도 드러낸다. 관객 또한 그림을 감상하면서 생각하고, 느끼고, 질문하면 된다.
요즘 미술시장에 MZ세대가 새롭게 등장해 아트테크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영화나 콘서트는 문화생활이라 생각하고 돈을 지불하고 보는데, 그림 또한 즐기면서 구매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앞으로 K미술의 성장을 이끌어갈 MZ세대에 대한 기대가 크다.
나순단 (화가)
나순단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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