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나게, 멋나게~
![]() |
대구 '이치부타이'의 메뉴 중 하나인 토마토 쯔케. |
퇴근길 가벼운 한 잔이 생각날 때가 있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예전처럼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모이기는 힘들어졌지만, 혼자 혹은 두세 명 정도가 나누는 반주 한 잔이 가끔 그립다. 너무 번잡하지 않은 곳에서 말이다.
'이치부타이'는 대구 수성구 수성동의 골목에 위치해 있는 조용한 이자카야(일본식 주점)다.
이곳에선 세이로무시(일본식 편백나무 찜요리)나 회·어묵탕 등 일식이 중심이 된 다양한 메뉴들을 만나볼 수 있다. 찌고, 끓이고, 튀기고, 볶고, 때론 날것 그대로…. 그때그때 기분에 맞는 요리방식과 안주를 골라서 먹을 수 있다.
이치부타이에서 만날 수 있는 여러 메뉴 중 특히 인상 깊었던 토마토 쯔케. 달달한 토마토와 올리브, 치즈가 어우러진 음식인데, 얼핏 심심해 보이는 담백한 재료들의 조합이 예사롭지 않다.
독특한 식감, 달큰하고도 상큼한 맛이 오랫동안 입안에 맴돈다. 간단해 보이지만 공이 많이 들어가는 음식이라는 게 사장님의 설명. 사케나 맥주와도 잘 어울리는 맛이다. 입안에 들어가면 녹아버리는 뜨거운 가지볶음도 감칠맛을 낸다. 작은 접시에 담겨나오는 기본 안주들은 저마다 먹는 재미가 있어 좋은 술동무가 된다.
공간이 주는 매력도 있다. 속닥한 장소, 지나치게 오픈되지 않는 공간을 좋아하는 이들은 편안함을 느낄 만하다.
글·사진=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노진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