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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문화가 만드는 평등세상

2022-01-24

김미화
김미화〈KT대구경북본부ESG추진팀장〉

"저~실례지만, 문턱이 높아 휠체어가 들어갈 수 없어서 그런데 좀 도와주시겠어요?" 얼마 전 한 식당 화장실 앞에서 휠체어를 탄 장애인과 가족으로 보이는 분이 도움을 청했다. 장애인 화장실이 갖추어져 있다고 해서 왔는데 막상 식당에 와보니, 휠체어가 턱을 지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우리나라의 도시 문화는 세계 최고 수준의 편의성을 자랑한다. 버스와 지하철로 도시 곳곳을 누빌 수 있고, 늦은 시간에도 다양한 먹거리와 즐길 거리가 즐비하지만 아직도 무겁고 큰 바퀴로 이동해야 하는 휠체어 장애인을 비롯한 시·청각 장애인들은 많은 벽을 느끼는 것이 현실이다.

몇 년 전 장애인 10여 명과 함께 KT사회공헌활동의 하나로 장애인들의 이동 편의성을 높이고자 식당이나, 숙박시설 등에 휠체어 이용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정보공유 애플리케이션을 만든 적이 있다. 여러 번의 회의를 거치는 동안 휠체어 장애인 입장에서 필요한 정보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언터처블: 1%의 우정'이란 영화가 있다. 24시간 내내 돌봐 주는 손길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전신불구의 상위 1% 백만장자 필립과 가진 것이라곤 건강한 신체가 전부인 하위 1% 무일푼 백수 드리스가 만나 2주간 동거가 시작된다. 드리스는 그전까지 일했던 사람들과는 뭔가 다르다. 글을 읽지 못하는 그는 족욕용 비누를 샴푸로 착각하고 필립의 머리를 감긴다. 다리에 뜨거운 물을 흘렸는데 반응을 보이지 않는 필립을 신기해하며 아예 주전자 채로 다리에 물을 부어댄다. 자신이 알지 못하는 모든 일에 그는 아이처럼 천진하게 반응한다. 모르는 걸 숨기려고 하지도 않고,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 '누가 사람을 짐짝처럼 뒤에다 싣느냐'며 평소 외출할 때 타는 봉고차가 불편해서 싫다는 필립을 번쩍 들어서 승용차 앞좌석에 앉힌다. 필립의 안위를 염려하는 그의 사촌에게 필립은 이야기한다. "그와 함께 있으면 내가 장애인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해."

'장애인식개선'이 거창한 것을 실천해야 하는 건 아닐 것이다. 그저 장애인이 사회구성원으로서 불편함 없이 버스를 타고, 길을 걷고, 영화를 보며, 함께 일을 하는 환경이면 되지 않을까? 더불어 쑥덕거리지 않고 힐끔거리는 눈길을 거둠으로써 스스로가 장애인이라는 것을 느끼지 않고 비장애인과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것이면 족하지 않을까?

김미화〈KT대구경북본부ESG추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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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화 KT대구경북본부ESG추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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