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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정미〈안컴퍼니 대표〉 |
가끔 프로듀서로서 뮤지컬을 관람한다는 것이 '피곤하고 잔인한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뮤지컬 작품을 온전히 즐길 수 없는 것은 물론, 훌륭한 뮤지컬을 볼 때면 그 작품의 좋은 부분을 공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면서 관람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지난해 '하데스타운'을 관람할 때는 더욱 그러했다.
매년 공연 일정을 확인한 후 뮤지컬 관람 리스트를 작성하고 관람한다. 이 작업은 창작자인 나로서는 당연한 배움의 과정이다. 작품 자체에 대한 평가, 공연예술로서 대중성 평가, 프로덕션 과정 등 여러 분야를 염두에 두고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지난해 관람리스트 1번은 '하데스타운'이었다. '하데스타운'은 그리스 신화의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이야기를 아나이스 미첼이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창작한 뮤지컬로 2006년 미국 버몬트의 작은 극장에서 초연을 선보였다. 2010년 콘셉트 앨범을 내는 등 계속해서 작품을 발전시킨 아나이스 미첼은 2012년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 공연을 보고나서 연출 레이첼 챠브킨을 만나게 되었고 지금의 '하데스 타운'으로 발전시킬 수 있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하데스타운'은 나에게 명백히 '잔인한' 공연이었다. 그리스 신화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캐릭터들이 구현되고 있으나 스타일 자체가 독특하고 특별하다. 그것은 작품 자체가 시공간을 특정하고 있지 않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옛날이야기지만 현재의 이야기이고 그렇기에 언제 어디서나 통용될 수 있는 작품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러한 작품성과 독특한 포용성 덕분에 이 작품이 이전 뮤지컬과 확연히 다름을 알 수 있었다.
'하데스타운'의 정점은 연출이다. 작품은 특정 시공간을 한정 짓지 않아 연출하기에 더욱 어려웠을 것이다. 신화적이면서도 보편적인 메시지를 담아야 하는 부담도 있었을 것이다. 극장 또한 대극장은 아니었고 의상과 무대의 디자인 설정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무대 디자인과 밴드의 노출은 '아!' 하는 감탄사를 자아내게 했다. 밴드를 살아있는 무대 디자인으로 활용하고 36곡이나 선보인 '하데스타운'의 음악적 연출은 관객의 몰입을 유도하기에 충분했다. 무대도 마찬가지였다. 조명 및 그림자의 활발한 활용은 아쉬움이 남지 않는 무대를 만들었다.
안정미 안컴퍼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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