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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화〈KT대구경북본부ESG추진팀장〉 |
대구 두류정수장에 긴급 소방본부가 차려졌던 2020년 봄날의 기억이다.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던 대구를 돕기 위해 소방대원들이 전국 각지에서 자원해 오고, 자원봉사자와 기부 물품이 모이고 있었다. 지나가는 독감 정도로 여겼던 시민들도 점차 심각한 상황을 인식했고, 방호복을 입은 채 땀 범벅이 돼 고생하는 소방대원들과 의료진의 어려운 상황은 연일 뉴스로 보도되었다.
'무엇을 하면 좋을까, 무엇을 해야 할까?' 사회공헌업무를 수행하는 우리 팀에서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하던 중 유난히 이목을 집중시키는 기사가 있었다. 긴급 환자 이송으로 지칠 대로 지친 소방대원들이 길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때 늦은 점심을 먹는 사진 한 장이었다.
'그래! 따뜻한 한 끼라도 편하게 먹을 수 있게 하자'라는 생각이 들자 일사불란하게 무료 급식차량인 '빨간밥차'를 두류정수장에 배치하고, 배식을 위한 테이블과 의자를 렌털했다. 정수장 건물 하나를 급식소로 만들어 배식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재료 손질에서 조리까지 현장에서 직접 만들고 드디어 배식이 시작되었을 때, 땀을 콩죽같이 흘리면서도 환하게 웃는 소방대원들을 보며 왠지 모르게 마음이 뭉클해지는 걸 느꼈다.
"오늘 점심이 근래 먹은 최고의 밥상입니다! 잘 먹었습니다."
따뜻한 밥과 국, 서너 가지 반찬, 간식과 커피를 챙겨드리며 우리도 자원봉사자도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300명의 소방대원을 위해 시작한 배식은 열흘간 이어졌다.
코로나가 우리 일상을 관통한 지 벌써 2년을 넘어가고 있다. 쉽게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는 많은 것에 생채기를 내고 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은 물론이고 한창 친구들과 뛰어놀아야 할 어린아이부터 경로당에 모여 시간을 보내던 어르신들까지 모든 세대가 눈에 보이지도 않는 격랑에 맞서고 있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코로나와의 지난한 전쟁 일선에서 국민을 지키는 의료인력과 소방대원들은 더욱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으리라. 진정한 영웅은 멀리 있지 않다.
긴 겨울이 지나고 나면 어김없이 초록이 움트는 봄이 올 것이다. 모두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봄을 기다리며 오늘도 나는 방송과 뉴스를 꼼꼼히 챙겨 본다. 다음은 어디로 우리 마음을 흘려보낼까 생각하면서….
김미화〈KT대구경북본부ESG추진팀장〉
김미화 KT대구경북본부ESG추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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