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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연후(시인·2022 영남일보 문학상 당선자) |
외계인이 나오는 SF영화를 꽤 좋아하는 편이다. UFO를 타고 날아다니는, 인류보다 훨씬 발전한 과학기술과 높은 지적능력을 갖춘 미지의 종족들. 그 독특한 캐릭터성으로 인해 외계인은 오랫동안 SF 영화를 비롯한 여러 문화 콘텐츠에서 매력적인 스토리텔링 소재로 활용되어왔다.
작품의 관점에 따라 외계인은 지구를 침공해 인류를 위협하는 공포스러운 크리처로 묘사되기도 하고, 인류의 이웃이자 동료로, 더 나아가 절친한 친구 같은 존재로 그려지기도 한다. 이들 중 좀 더 자세히 조명해보고 싶은 쪽은 후자의 외계인들이다.
영화 '맨 인 블랙' 시리즈에서는 외계인들이 변장을 한 채 사람들 사이에 섞여 함께 어울려 살아가고 있다는 매우 흥미로운 세계관을 그려낸다. 보다 과거로 거슬러 가보자면, 외계인과의 교감을 주제로 다룬 기념비적인 영화로 'E.T.'가 있다. 엘리엇과 친구들은 홀로 지구에 남겨진 외계인 E.T.와 우정을 나누고, 친구가 된 E.T.를 구하기 위해 분투한다. 영화 '스타 트렉' 시리즈에서는 커크 함장을 비롯한 인간 대원들이 신뢰하는 동료로서 외계 종족 벌칸족의 혼혈인 스팍과 함께 함선에 올라 우주 탐사를 나선다. 인류를 사랑한 외계인으로 유명한 캐릭터라면 슈퍼맨을 빼놓을 수 없다. 영화 '맨 오브 스틸'에서 칼-엘은 멸망한 크립톤 행성에서 온 외계인임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 세상을 구하기 위해 헌신적으로 적들과 맞서 싸운다.
이렇듯 개성 넘치는 외계인 캐릭터들을 보는 재미가 있는 SF영화들이지만, 이들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절대 가볍지 않다. 그건 아마도 포용과 이해에 대한 염원, 상생에 대한 희망적인 기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SF영화는 SF적인 소재들을 모두 걷어내고 보면 결국 우리의 현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사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에겐 외계인이다. 서로를 이해할 수 없어 끝없이 부딪치고 싸우고 상처받으며 살아가고 있는.
하지만 많은 영화에서 이야기하듯,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배려하며 상대와 진심으로 소통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우리도 분명 서로 다름을 초월하여 함께 어울려 상생의 길을 걸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종족을 뛰어넘는 따뜻한 이해심과 우애를 보여준 영화 속 외계인 친구들처럼.
(시인·2022 영남일보 문학상 당선자)
손연후 시인·2022 영남일보 문학상 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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