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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동은〈대구미술관 전시기획팀장〉 |
작년 5월 국내의 한 NFT 통합서비스 회사가 한국근대미술을 대표하는 김환기·박수근·이중섭의 작품 소유권자와 계약해 이들의 작품을 스캔해 디지털 파일로 만들고, 그것을 다시 NFT로 제작했다고 밝혔다. 이는 NFT를 경매에 붙이기 위한 것이었지만 이것이 판매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그 이유는 이들 작품의 저작권자인 작가의 유족, 김환기 재단 그리고 박수근 미술관 등이 저작권 관련 동의를 한 적 없다고 해당 업체에 항의했기 때문이다. 이런 해프닝은 저작권과 소유권 개념에 대한 착오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창작자로부터 실제 미술작품을 구매하는 것은 그 작품의 소유권을 이전받은 것일 뿐 저작권은 오롯이 작품의 최초 창작자인 작가에게 있는데 아직도 많은 사람이 이 개념을 혼동하기 때문이다.
NFT(Non-Fungible Token) 즉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라는 이 단어는 전 세계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에도 빠르게 침투하며 미술 영역에도 성큼성큼 발을 내딛고 있다. 이와 동시에 자주 언급되는 개념이 '추급권'이다. 추급권이란, 어떠한 창작물의 원래 저작자가 자신의 최초 창작물을 다른 사람에게 판매·양도한 후에 그것의 재판매가 계속될 경우 일정 비율의 수익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그래서 '재판매권'이라고도 표현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음악·출판물은 추급권을 인정하고 있지만 아직 미술작품에 대해서는 추급권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 본인이 좋아하는 음악을 다운로드할 때마다 그 음악의 작사·작곡가에게 일정 금액의 저작권료가 지급되고, 인기 있는 베스트셀러가 2·3쇄를 거듭할 때마다 원작자에게 판매 이윤의 로열티가 주어진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미술작품은 오직 '원작'에만 가치를 두고 있기 때문에 창작자가 자신의 작품을 한 번 판매하면 그것으로 금전적인 보상을 받는 것이 끝난다. 미술작품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아도 금전적인 혜택을 누리는 것은 현재 그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사람뿐인 것이다.
한국의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박수근·이중섭 화백은 평생 생활고에 시달렸으나 현재 그들의 작품 가격은 수십억 원대를 호가하고 있다. 그러나 작가 생전의 생활고를 함께 겪은 직계 가족은 아무리 작품 가격이 올랐어도 그 어떠한 금전적 혜택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NFT가 디지털아트라는 장르를 앞세워 미술 영역에까지 파고들고 있는 지금, 이제 한국도 추급권에 대한 논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늦은 감이 있지만 문화체육관광부가 2018년 발표한 '미술진흥중장기계획'을 통해 2022년까지 추급권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자, 이제 한국 미술계에 추급권이 어떻게 자리잡는지 지켜봐야 할 때다.
마동은〈대구미술관 전시기획팀장〉
마동은 대구미술관 전시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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