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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연후 (시인·2022 영남일보 문학상 당선자) |
예술관에는 크게 두 가지 관점이 존재한다. '예술을 위한 예술'을 추구하는 관점에서는 예술이 예술 그 자체의 아름다움만을 좇아야 한다고 본다. 반면 '인생을 위한 예술'을 추구하는 관점에서는 예술이 정치·역사·도덕과 같은 여러 현실적인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본다.
문학에서도 작가에 따라 이와 같은 예술관의 차이가 나타나곤 한다. '순수문학'과 '참여문학' 중 어느 쪽이 더 문학다운 문학인가? 여기에 대한 정해진 정답은 없다. 우리나라 문단의 경우, 1960년대에 '순수·참여논쟁'이 전개되면서 문학의 사회적 역할과 의의가 새롭게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여기에서는 1960년대 이후 활발하게 발표되기 시작한 우리나라의 현실 참여시와 그 시인들을 몇몇 소개해보고자 한다.
먼저 신동엽 시인은 4·19 혁명과 동학 혁명의 정신을 노래한 시 '껍데기는 가라'로 잘 알려져 있다. '껍데기는 가라'는 순수한 민족정신과 민중적 열망이 퇴색되어가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 이념을 초월한 민족의 화합에 대한 염원을 간결하고 아름다운 시어 속에 잘 녹여낸 작품이다. 김수영 시인은 신동엽 시인과 함께 1960년대의 대표적인 참여시인으로 손꼽힌다.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라는 구절로 유명한 시 '눈'에서는 순수성을 회복하고 보다 정의로운 삶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가 잘 드러난다. 그의 다른 시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는 부당한 권력과 사회적 부조리에는 저항하지 못하고 사소한 일에만 분개하며 살아가는 소시민적 정서를 반성하는 목소리를 담아내고 있다.
조태일 시인의 시 '국토서시'는 1970년대에 발표된 '국토' 연작시의 서곡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우리 국토와 민중에 대한 깊은 애정과 새 역사의 도래에 대한 염원을 노래하였다. '숨결이 다 타올라 새 숨결이 열리도록' '우리는 우리의 삶을 불 지필 일이다'와 같은 표현들이 매우 격정적으로 와 닿는다.
참여시인들이 시에 담아낸 당대 지식인으로서의 뜨거운 목소리는 늘 우리의 굴곡진 역사 속 어두운 현실을 길잡이의 등불처럼 밝혀왔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시대를 이야기하는 희망처럼. 마지막으로 1974년에 발표된 이성부 시인의 시 '봄'의 일부를 여기에 옮겨와 본다.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시인·2022 영남일보 문학상 당선자
인터넷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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