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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모든 미술 작품은 아름답다

2022-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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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진 (독립큐레이터)

미술(美術)이라는 단어는 '아름다움에 관한 기술'을 의미한다. 하지만 세상에는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먼 미술 작품도 존재한다. 그렇다면 미술에서 말하는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그에 대한 단서는 미술사의 성경이라고 불리는 '서양미술사'의 서론에서 찾을 수 있다.

본론에 앞서 저자인 곰브리치가 서론 내내 당부하는 것은 미술 작품의 감상에 있어 편견을 갖지 말라는 것이다. 편견은 여러 이유로 생긴다. 과거의 유쾌하지 않았던 기억이 작품 감상을 막기도 하고, 싫어하는 대상을 소재로 하고 있어 그림 자체를 피하게 하는 일도 있다. 오동통하고 발그레한 볼의 아이를 소재로 한 그림은 모두가 사랑스럽다고 느낄 것이다. 하지만 고생에 찌든 늙은 여인을 그린 그림은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찌푸리거나 작품 속 시선을 피하고 싶을 수 있다. 하지만 반감을 배제하고 다시금 그림을 살펴본다면 어머니의 세월과 노고 등과 같은 진실성을 발견하고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아름다움은 그 소재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 속에 있는 것만이 아니다.

우리는 보이는 것과 똑같이 그리지 않았다고 반감을 갖기도 한다. 사진으로 촬영한 것 같이 실제와 똑 닮게 그린 그림을 보면 아무도 그 작품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피카소의 단순하고 파편화된 조각 같은 그림을 보면, 어떤 이는 '이건 나도 그리겠네'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하지만 그는 수년의 연구 끝에 자신만의 독창적인 방법을 만들어 보이는 이상의 것, 즉 내면의 심리 또는 성격 등을 시각화한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친숙한 주제를 뜻밖의 방법으로 표현한 작품을 보면 정확한 해석을 하지 못했다고 작가를 매도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역시 다른 측면에서는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일 수 있다. 아름다움에 관한 문제는 무엇이 아름다운 것이냐에 관한 취향과 기준이 다르다는 데 있다.

물론 우리를 당황하게 하는 작품들도 종종 등장한다. '샘'이라는 제목을 달고 전시장에 등장했던 뒤샹의 변기부터, 베이컨의 그로테스크한 그림, 만초니의 깡통 속 대변같이 우리는 상상도 못한 작품들이 세상 곳곳에서 만들어지고 전시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각각의 이야기를 담고 있고, 삶을 이야기하며, 사회를 비판하기도 한다. 그들의 이야기에 공감하는 순간, 우리는 그 속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미술에는 정답이 없다. 그저 편견을 버리고 바라본다면 새로운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런 발견의 여행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얻을지는 아무도 예견할 수 없다.

정연진 (독립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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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진 독립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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