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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린이', '헬린이' 등 '~린이'를 사용하는 신조어가 어린이 차별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높다.
최근 어떤 분야에서 실력이 부족한 사람을 표현하기 위해 '~린이'가 단어에 합성돼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주린이'(주식 투자 초보), '요린이'(요리 초보) 등이 있다. 하지만, '~린이'를 붙인 단어에 차별적 표현이 담겼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
최근 A씨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방송, 인터넷 등에서 '~린이'라는 단어가 '어떤 것에 입문하였거나 실력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사용된다며 아동을 향한 차별적 표현이라는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지난 3일 인권위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에게 향후 공공기관의 공문서, 방송, 인터넷 등에서 '~린이' 표현이 쓰이지 않도록 점검을 강화하고 적극적인 홍보와 교육 등의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어린이들도 '~린이'가 합성된 단어를 차별·비하 용어로 인식했다. 4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전국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린이' 등 용어를 사용하는 어른들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로 '어린이를 존중해주세요'(25.6%, 중복 응답)'을 꼽았다. '어린이도 똑같은 사람입니다(23.8%), '어른들도 한때는 어린이였습니다'(23.0%) 등이 뒤를 이었다.
또한 아이들은 어른들이 '~린이' 용어를 사용하는 이유로 '어린이 중 유독 철이 없고 막말하는 아이들이 있어 쓰이는 것 같다'(35.8%), '어린이를 미숙하고 부족한 존재로 보는 표현'(23.0%)이라고 생각했다.
일각에선 '~린이' 표현에 차별의 의미가 포함돼있다는 주장은 과도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직장인 박모(36·대구 북구)씨는 "'~린이'용어를 붙임으로써 차별적인 표현이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본인들이 먼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관련 표현에 대한 조사와 대체어 발굴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김지은 교수(계명대 국어교육과)는 "'~린이' 표현은 현재 대중들에게 많이 자리 잡은 용어 중 하나다. 용어에 비하·차별적 표현이 들어있다는 의견이 제기됐으니, 실제로 용어에 그러한 의미가 들어가 있는지 시민들에게 조사 등을 통해 파악한 후 '~린이'를 대체할 말을 함께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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