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대구지역 기초단체장 경선 결과가 발표됐다. 전반적으로 예상됐던 결과라는 평가가 주로 나온다. 현직 단체장들은 모두 여유로운 표차로 도전자들을 물리쳤고, 현역이 빠진 동구와 달성군에선 오랜 기간 표밭을 갈아온 젊은 인재들이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다만, 일각에선 정치신인들의 적극적인 도전을 이끌어낼 공천 방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변은 없었다… 현직 단체장 5명 모두 경선 승리, 김대권은 단수 추천
류규하 구청장은 국민의당 출신인 권영현 후보와 100% 국민 여론조사 방식으로 경선을 치렀다. 국민의힘과 합당 과정에서 국민의당 출신 공천 신청자를 포함할 경우 당원 투표를 제외하기로 합의하면서다. 경선 결과 류규하 후보가 70.81%로 권 후보(35.03%)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나머지 지역에선 책임당원 투표 50%와 국민여론조사 50%를 합산한 경선이 이뤄졌다. 서구에선 현역인 류한국 후보가 1천821표를 받으며 신인인 김진상 후보(1천382표)를 누르고 후보로 선출됐다. 남구의 경우 조재구 후보가 1천518표로 810표를 받은 권오섭 후보에게 승리했으며, 북구는 배광식 후보(4천513표)가 박병우 후보(2천740표)를 꺾었다. 3명이 참여한 달서구청장은 현직 이태훈 후보가 4천928표를 얻어 안대국 후보(9천82표), 조홍철 후보(2천30표)를 큰 표 차이로 제쳤다.
3선 고지를 향해 달리게 된 류한국 서구청장 후보와 배광식 북구청장 후보·이태훈 달서구청장 후보는 모두 행정고시 출신으로 부구청장을 지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현직 프리미엄과 높은 스펙을 바탕으로 도전자들을 모두 물리친 셈이다.
본선 진출에 성공하며 재선 가능성이 높아진 후보들은 공교롭게도 모두 비(非) 공무원, 지방의원 출신이다. 약사 출신인 류규하 중구청장 후보는 중구 의원과 대구시의원을 거치며 구청장 자리에 올랐다. 조재구 남구청장 후보 또한 남구에서 구의원·시의원을 거친 뒤 구청장에 당선된 바 있다.
이날 경선 결과를 두고 지역 정치권에선 "현직의 벽이 높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 공천 과정에서 기계적인 경선 방침이 향후 정치 신인들의 도전을 힘들게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현직과 경선을 하면 도전자 입장에선 승리를 거두기 상당히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현직 단체장의 경우 관변단체 등을 중심으로 4년 임기 동안 사실상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는데, 이 부분이 정치신인에겐 승패를 뒤집지 못할 승부처가 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직 빠진 동구·달성군, 희비 엇갈리기도
현직 단체장의 컷오프와 3선 연임제한으로 '무주공산'이 된 대구 동구청장과 달성군수 국민의힘 후보 경선은 일찌감치 출마자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내며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했다. 따라서 후보들 사이에선 경선을 앞두고 세(勢) 결집과 날 선 비방이 오가기도 했다.
동구에선 당 초 배기철 구청장을 비롯해 우성진·윤석준·장상수·차수환 후보가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표심을 다졌다. 공관위의 1차 공천 심사 결과 우성진·윤석준 후보간 양자 경선 구도로 압축됐고, 배 구청장은 공천에서 배제되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중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인 우성진 후보는 배 구청장과 차 예비후보의 직·간접적인 지지를 받으며 지지세를 키우며 윤석준 후보의 뒤를 바짝 쫓았다.
하지만, 책임당원과 국민 여론조사 결과, 가산점 등을 종합한 결과 윤석준 후보는 3천991표를 얻었고, 우성진 후보는 3천945표를 얻었다. 두 후보의 격차는 불과 46표였다. 초박빙 승부 끝에 윤 후보가 신승을 거둔 셈이다.
김문오 군수의 3선 연임 제한으로 무주공산이 된 달성군수 경선도 강성환·전재경·조성제·최재훈 후보 등 4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치열한 접전을 예고했다. 경선은 결국 강성환·조성제·최재훈 후보 간 3자 구도로 압축됐는데, 조 후보는 공천에서 배제된 전재경 예비후보의 지지 선언을 바탕으로 막판 총공세를 벌였다. 강 후보도 특유의 친화력과 시의원으로서 의정활동을 하며 쌓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분투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지역구 국회의원인 추경호 경제부총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최재훈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최 후보는 4천147표를 획득하며 조성제 후보(2천249표)와 강성환 후보(1천597표)를 큰 차이로 따돌리며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지역 정가에선 이들 지역의 경우 '젊은 기초단체장'에 대한 열망이 경선 결과에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윤석준 후보는 53세이고, 최재훈 후보의 경우 42세로 젊은 후보임을 강조해왔다"면서 "젊은 나이로 참신함을 강조했고, 시의원 경력을 바탕으로 능력을 검증받았다는 평가로 승리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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