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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어린이를 위한 정치

2022-05-09

김준현_시인_5_6월문화산책
김준현〈시인·평론가〉

얼마 전 출판사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에서 어린이날 제정 100주년을 기념하여 '그림책 읽는 국회의원'이라는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인데 올해 2월에 나온 필자의 동시집 '토마토 기준'을 포함시켜도 되느냐는 문의였다. 제안서에 적힌 캠페인 목적에는 '21대 국회의원의 아동 권리 현황에 대한 인식을 증진하고 아동을 위한 의정 의지를 표명해 필요한 입법 활동을 촉진함'이 있었다. 애정하고 신뢰하는 김지은 아동문학평론가가 참여한 선별이었기에 흔쾌히 동의했다. 어린이날이 되자 한 국회의원의 낭독 영상이 올라왔다.

동시를 쓰는 입장보다는 이제 두 돌인 아이를 아내와 공동육아 하는 입장에서 종종 벽을 마주할 때가 있다. 이를테면 넓고 멋진 외관의 카페에 갔는데 NO KIDS라는 대문자의 거부의사를 마주했을 때. "그런데 여기가 왜 노키즈존이에요?" 라고 묻자 "1층은 괜찮아요. 2층은 아이가 난간이 있어서 위험해서 그래요. 저도 아이 키우는 걸요"라는 대답. 그럼에도, 단어에 민감한 시인은 마음 한 구석이 계속 찝찝하다. '어린이'의 안전을 걱정하는 마음보다는 '어린이'의 존재 자체를 거부하는 것처럼 보이는 저 NO라는 수식이, 항상 우리의 미래라고 부르는 어린이(KIDS)에 대한 역설처럼 느껴지는 건 내가 예민한 탓일까?

아이와 갈 수 있는 곳은 생각보다 한정적이다. 소리를 최대한 낮춰야 하는 공간에는 아이와 함께 가기가 힘든데, 대부분의 공공장소가 그렇다. 모든 넓이가 자본으로 치환되는 현실에서, 아이가 마음껏 소리 지르고 마음껏 뛰놀 수 있는 넓은 공간은 늘 부족하다. 어린이의 행위 중 상당수는 타인의 삶을 침범한다는 우려에 의해 제재를 받게 마련이고 부모가 이를 잘 통제하지 못할 경우 감정 섞인 시선(연민이든 비난이든 심지어 분노든)을 받게 마련이다. 아이의 활동공간이 점점 게토화되어가는 현실에서, 적어도 이제야 자기표현의 욕구를 드러낼 나이인 아기들에게 조금 더 관대한 눈빛을 바라는 것은 욕심일까. 그래서인지 아이를 환대하는 시선, 바람직한 육아에 골몰하는 부모를 응원하는 이들의 시선은 너무도 귀하고 소중하다. '그림책 읽는 국회의원' 분들이 그런 눈으로 아이들을 바라봐줄 수 있다면 캠페인의 목적은 이미 달성한 것이나 다름없지 않을까?
김준현〈시인·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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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현 시인·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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