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
    스토리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20512010001602

영남일보TV

[동네뉴스] 어린이날 받은 선물을 다시 친구에게 선물하는 어린이들

2022-05-18

구미 권나은, 나희 자매 화제

사진1
권나은 ·나희양이 어린이날을 맞아 또래 친구들에게 선물할 책을 포장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이들 자매는 어린이날에도 선물을 받지 못하는 또래 친구들이 있다는 이야기에 지난해부터 자신들이 받을 선물을 또래 친구들에게 전하고 있다. <그림책 산책 제공>

어린이날, 또래 친구들을 위해 선물을 하는 자매가 있다. 어린이날이면 당연히 선물을 받는다고 생각했던 자매는 그렇지 않은 친구들도 있다는 부모님의 이야기에 자신들이 받을 선물을 그들에게 또다시 선물하기로 한 것이다.

"친구들에게 어린이날 선물을 주니까 마치 저희가 '산타클로스'가 된 기분이에요. 그림책 선물을 받은 친구들이 혼자가 아니라 함께하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동네 책방을 찾은 경북 구미 권나은(원호초등 5학년 )·나희(원호초등 4학년) 자매의 말이다. 이들 자매는 어린이날을 맞아 돌봄이 필요한 또래 친구들에게 그림책 선물을 하기위해 동네 책방인 '그림책 산책'을 찾았다.

책방을 꼼꼼히 살핀 자매는 평소에 재밌게 봤던 것, 뒷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것을 기준으로 10권의 그림책을 고르고 골랐다. 이들은 자신들이 골라온 책들을 예쁘게 포장했다. 자매는 "친구들이 선물을 받고 좋아할 모습이 자꾸만 떠 오른다"며 즐거워했다.

사진3
권나은 ·나희양이 어린이날을 맞아 또래 친구들에게 선물할 책을 포장하고 있다. 이들 자매는 어린이날에도 선물을 받지 못하는 또래 친구들이 있다는 이야기에 지난해부터 자신들이 받을 선물을 또래 친구들에게 전하고 있다. <그림책 산책 제공>

나은 ·나희양의 어린이날 선물하기는 작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들 자매는 매년 가족과 함께 모은 저금통을 어린이날에 즈음해 동네 책방인 '그림책 산책'에 기부했다. 책방은 이렇게 모인 돈으로 어린이를 위한 책을 구입해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주고 있다는 것을 알아서다.

그러다 지난해 어린이날을 즈음해 저금통에 동전을 넣고 있던 엄마에게 자매는 "이 친구들도 우리처럼 어린이날 선물을 받아"라고 물었고, 어미니 최미애씨는 "어린이날 선물을 받지 못하는 아이도 있는데 너희들이 어린이날 선물을 받는 대신, 이 친구들에게 어린이날 선물을 하는 건 어때"라고 제안했다. 엄마의 제안을 자매가 받아들이면서 자신의 어린이날 선물을 다른 아이들에게 주기 시작한 것.

나은 양은 "그림책뿐만 아니라 상상하는 재미까지 친구들에게 선물하고 싶어서 포장 문구를 고민했다"면서 "'난 어린이날 악마' '내가 누군지 맞춰봐'를 읽고 상상하며 친구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 대신 선물 받을 친구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구름처럼 푹신해진다"는 나희양은 "친구들이 외모를 보고 사람을 차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까짓 거!'라는 그림책은 내가 직접 골랐는데, 어려운 친구들이 읽고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며 웃어보였다.

어머니 최미애씨(42·구미시 원호동)는 "나은이와 나희가 주변 친구들을 살펴보는 어린이날이 되길 바랐다. 김소영 작가의 '어린이라는 세계'를 읽은 뒤 소외되는 어린이가 없는, 모든 어린이에게 특별한 어린이날을 만들고 싶었다"며 "포장을 끝낸 아이들이 '너무 뿌듯하다'고 하더라. 함께하는 기쁨을 느끼는 것, 이게 아마 아이들에게는 더 큰 어린이날 선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바라는 세상은 어린이가 슬프지 않은 세상, 어린이가 배려받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을 잃어서 슬퍼하는 어린이가 없었으면 좋겠어요"

선물을 포장하며 환하게 웃는 나은 ·나희양의 눈가는 촉촉해졌고, 그렇게 인터뷰는 마무리됐다.
최지혜 시민기자 jihye7988@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Warning: Invalid argument supplied for foreach() in /home/yeongnam/public_html/mobile/view.php on line 399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시민기자 인기기사

영남일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