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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뉴스] 장애학생 취업에 열정 쏟는 김 선생...5월이 행복한 이유는

2022-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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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 인동고 김정민 교사가 지난해 LG이노텍 2공장 내 이노위드 카페에서 현장실습 중이던 정수빈 학생을 지도하러 나갔다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정민 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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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칠곡 석전중학교 재직 당시 김정민 교사가 'STEAM 기반 인체학습 프로그램'을 적용해 공개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정민 교사 제공>

"선생님 덕분에 세상을 더 넓고 더 크게 바라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늘 좋은 말 해주고 응원해 줘 감사해요. 약소하지만 제 마음이에요."


"임용 합격하고 첫 월급으로 선생님 밥 사드리는 게 제 목표입니다. 그때까지 쭉 응원해 주세요."

'장애학생 통합형 직업교육 거점학교'로 지정된 경북 구미 인동고(교장 차용석)의 김정민(41) 선생님. 그는 매년 5월이 되면 어깨가 올라간다. 사회에 진출한 졸업생들이 스승의날 전후로 '앙증맞은' 마음의 선물을 무더기로 보내 오기 때문이다. 꽃바구니에서부터 커피쿠폰·통닭쿠폰에 이르기까지 선물 종류가 다양하지만 김 교사를 그리워하고 고마워하는 마음은 똑같다. 일부는 첫 월급을 탔다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한다. 김 교사는 "직전 학교에서 근무할 때도 교무실로 꽃바구니가 온 교사는 나 하나뿐이었다. 나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행복한 특수교사"라며 어깨에 힘을 줬다.

사제 관계가 예전같지 않은 요즘, 그는 어떻게 제자들의 마음을 살 수 있을까. 비결은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포기하지 않고 취업할 수 있도록 열정적으로 도움을 준 데 있다. 사실 정신적·육체적 장애가 있는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특수교사는 생명수당을 받아야 할 정도로 '폭력성'에 노출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외부의 편견이나 그릇된 시선이 가장 힘들다. 김 교사 경우 일반 학교에서 장애학생 통합형 교육을 담당하다 보니 '창창한데 왜 특수교사가 됐느냐' 등의 핀잔 아닌 핀잔을 듣기도 했다. 이 때문에 과거 '무슨 과목 담당하냐'고 물어오면 자신도 모르게 '과…학…교…사…'라며 얼버무릴 때도 있었다고 실토했다.

하지만 제자가 졸업 후 직장을 가지고 자기의 길을 씩씩하게 걸어 나가는 모습을 보면 특수교사로서 큰 보람을 느낀다. 제자 중 한 명인 정수빈 씨는 특수학급에 재학 중이던 지난해 2학기 현장실습을 나갔다가 채용됐다. 이노위드 LG이노텍 구미사업장의 사내 카페인 '카페위드'에서 LG이노텍 '이노위드' 소속의 바리스타로 근무하게 된 것. 김 교사는 "수빈이가 LG 이노텍 통근버스를 타고 당당하게 출근한다"며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듯, 장애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지역사회가 필요하다. 그게 쉽지 않지만 학부모·선생님·관리자·복지관·지역사회기관 등이 마음을 합치면 된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포항 두호고에서 첫 근무를 시작한 김 교사는 15년째 특수교사로 재직 중이다. 지난 4월20일 제42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서는 유공 교원 표창장(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유은혜)을 수상했다. 의사를 꿈꾸던 그가 특수교사로 진로를 바꾼 데는 고3 때 우연히 본 '수화 공연'이 크게 작용했다. 막연하게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는 그는 이를 계기로 대구대 사범대 특수교육학과에 입학했다. 당시 동기생 중 4명이 시각장애인이었고 또 수십 명의 지체 장애 친구들과 기숙사 생활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몸이 불편한 친구들을 씻겨 주고 도와주며 지내게 됐다. 학습으로 배운 게 아니라 몸으로 익히고 몸으로 배워 나가게 된 것. 김 교사는 "당시 그 특별한 경험이 현재 교육현장에서 아이들과 소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삶의 자산이 됐다"며 "앞으로도 많은 장애학생들이 장애를 딛고 취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조경희시민기자 ilikelake@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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